개척교회 목회자 가족, 보길도에서의 특별한 '쉼'

개척교회 목회자 가족, 보길도에서의 특별한 '쉼'

[ 아름다운세상 ] 아름다운세상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3년 08월 22일(목) 15:04

"영육간에 새 힘 얻어갑니다"
땅끝노회 보길중앙교회 초청, 잊지못할 2박3일간의 추억 선사
 
 

   
 


【보길도=신동하차장】개척 교회와 자립대상 교회 목회자 가족들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섬 보길도에 모였다.
 
전남 완도군 보길면(도)에 위치한 땅끝노회 보길중앙교회(류영구 목사 시무)가 '개척 및 자립대상 교회 목회자 가족'을 8월 12~14일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초청했다. 보길도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며 영육간에 쉼을 얻는 특별한 여름 휴가를 보내도록 한 것.
 
본보 기사화를 통해 접수를 받은 결과 약 30가족이 신청했고, 조금 더 가슴뭉클한 사연을 가진 6가족이 최종 결정됐다. 부흥과 자립이라는 '거룩한 부담감'으로 휴식조차 없이 목양일념 하던 목회자와 곁에서 언제나 힘이 되어준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이었다.
 
'목회자 가족 수련회'로 이름 붙여진 이번 행사에는 충남 홍성군 홍동장로교회(윤장섭 목사 시무), 서울 노원구 서울꿈의숲교회(조대규 목사 시무), 대구 북구 새삶교회(김재덕 목사 시무), 경북 포항 포항참사랑교회(주훈 목사 시무), 경기도 안산 이룸교회(정낙훈 목사 시무), 강원도 영월 연하교회(조봉태 목사 시무) 등 전국 6개 교회에서 28명의 목회자 가족이 참여했다.
 
보길중앙교회는 이들에게 목회자 사택과 안식관 황토방, 심지어 홈스테이로 성도들의 방까지 선뜻 내줬다. 또한 매 끼니마다 가리비와 생선회, 전복죽 등 완도 특산물로 식사를 제공하고 교통비와 선물까지 제공했다.
 
보길중앙교회 류영구 목사는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교회 목회자 가족에게 쉼의 자리를 마련하여 위로하고 싶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목회하는 분들의 노고를 알기에 우리 성도들이 뜻을 모아 이번 초청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 류 목사는 "사실 우리 교회도 지난 수십년 간 외부의 지원을 받아왔다"며, "그 빚을 갚아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위해 보길중앙교회 성도들은 특별헌금을 하고 바자회도 열고 후원까지 받아 경비 400만원을 마련했다. 이 교회 1년 예산이 3500만원이니 따지고 보면 전체 예산의 10%가 넘는 큰 금액이다.
 
본격적인 일정은 첫날 오후 5시에 교회에서 모여 개회예배를 드리며 친교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보길중앙교회는 참석자 28명이 자리에 앉자 예배당이 꽉 차는 아담한 규모였다.

   
 
 
아니나 다를까, 예배 후 교회 및 가족 소개의 시간에 "여러 가족을 초청한다 해서 어느 정도 큰 교회인가 싶었는데, 규모를 보고 사실 놀랐다"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나왔다.
 
홍동장로교회 윤장섭 목사는 "우리도 보길중앙교회처럼 하나님의 기쁨을 주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개척 만 2년이 지났다는 포항참사랑교회 주훈 목사는 "보길도에 오며 쉼을 취할 것이라는 기쁨도 있었고 어떤 목사님께서 이런 목회철학을 갖고 계신지 궁금증도 품었다"고 말했다.
 
각자 소개와 게임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한 후에는 식사에 이어 예송리 바닷가로 나가 윤선도가 보길도에서 '어부사시사'를 노래한 것처럼 풍류를 즐겼다. 윤세은 양, 김진광 군, 주요셉 군, 정세인 군 등 초등학생 자녀들은 둥근 자갈 해변이 숲과 어울린 풍경에 환호성을 질렀다.

개척 4년을 맞은 서울꿈의숲교회 조대규 목사는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교회가 잘 성장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가족 모두가 평안을 맞고 있다. 숨통이 트인다"는 소감을 밝혔다.
 
둘째 날은 경건회와 식사 후 아이들을 배려해 역사문화탐방에 나섰다. 지역 역사해설사로 활동하는 류영구 목사의 안내에 따라 윤선도와 송시열과 관련된 유적지를 돌아봤다.
 
이어 목회자 가족들은 통리 해수욕장에 들러 몰놀이로 더위를 식히고 수련회 하이라이트인 '사랑의 음악회'를 감상했다. 보길중앙교회 류영구 목사는 남도의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트럼펫, 통기타, 색소폰 연주자와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등이 초청된 공연을 열었다.
 
가족만으로 개척을 시작한 새삶교회의 김재덕 목사는 "개척 2주년을 향해 나아가며 이번 수련회를 계기로 하나님께서 새로운 도전을 주고 계신다"는 비전을 알렸다.
 
이룸교회 정낙훈 목사는 "개척 만 3년이 됐다"면서, "물질 없어도 주님 바라보며 나아가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번에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간다"고 밝혔다.
 
연하교회의 조봉태 목사는 "낮아지고 내려놓는 목회를 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여러 목회자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수련회는 폐회예배 후 어촌전시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목회자 가족들은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을 서로 기도해 주는 것으로 달랬다.
 
보길중앙교회 류영구 목사는 "어떻게 보면 작고 보잘 것 없는 대접이지만 먼 거리를 달려와 매 순간 즐거워 해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로가 힘이 되어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어촌마을 성도 40명이 이룬 '기적'
 
지역아동센터, 평생교육센터 운영
"어린이들에게는 은사 개발, 노인들에게 여가활동의 즐거움을"
 
   
 
보길중앙교회는 1988년 설립됐다. 류영구 담임목사는 5대 목회자로 부임해 20년 간 목회하고 있다.
 
성도가 40명 안팎이지만 역동적이고 힘있는 사역을 진행해왔다. "할 수 있고, 하면 된다"는 것이 교회의 모토다. 도시 교회에서 보면 '누구나 하는 사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촌마을의 자그마한 교회 현실상 대외사역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이 교회는 2003년부터 방과후교실인 '꼬예(꼬마예수)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어린이들의 은사를 개발해주고 있다. 현재 29명의 어린이들이 활동하며, 특기 적성 과정인 피아노교육이 인기가 높다.
 
2004년에는 '꿈꾸는 학교'로 명칭 붙여진 평생교육센터를 만들어 노인들에게 여가활동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글교육과 건강체조, 웃음치료 등이 진행된다.
 
류영구 목사는 "교회 형편에 맞게 나름대로 알차게 사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도들이 섬기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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