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자녀 입양해 한 가족 이룬 김상훈 목사 부부

9명의 자녀 입양해 한 가족 이룬 김상훈 목사 부부

[ 아름다운세상 ] 아름다운세상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3년 08월 01일(목) 13:27

언제나 웃음꽃 만발 우리는 붕어빵 가족
 
"공개 입양 통해 예수님의 역설적 은혜 체험"
오는 11월 10번째 자녀 가슴으로 낳을 준비 중
 
 

   
 


【강릉=임성국기자】 "하나님께서 이 땅의 모든 사람을 다 입양하신 거죠. 그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자녀 삼아 주시고 가족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지긋이 바라만 보아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온몸에 전율이 감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소소한 일상을 풀어놓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동쪽, 강원도 강릉에서 가슴으로 낳은 아홉 자녀와 가족을 이루고 행복한 일상을 그리는 한 목회자 가정이 그러했다.
 
날마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웃음소리로 행복이 끊이지 않는 김상훈 목사(강릉아산병원 원목실) 윤정희 씨 가정. 바쁜 목회 일정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 부부는 친자매인 하은(15세)이와 하선(14세)이를 시작으로 하민 사랑 요한 햇살 다니엘 한결 행복이 등 모두 9명의 아이를 입양해 지극 정성으로 양육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아기 낳기를 거부하는 사회. 이른바 '출산 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지만 아홉 자녀를 가슴으로 낳은 김 목사 부부에겐 먼 나라 이야기인 듯 멀게만 느껴진다.
 
김상훈 목사는 "1992년 결혼 후 네 번의 유산을 경험하고 기도하던 중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며, "하나님께 육체를 통해서 아이만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인간적 욕심인 것 같아서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우리 아이들을 가슴으로 낳게 됐다"고 전했다.
 
입양시설 관계자 말로는 입양을 희망하는 대부분 부모가 신생아나 여자아이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김 목사 부부는 아이 대부분을 3~9세에 입양했고, 처음 세 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아이로 공개 입양한 헌신이 뒤따랐다. 또 언어장애, 언청이, 안짱다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을 가진 아이를 보살피며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이와 관련 김 목사는 "공개입양 가정으로서 '입양은 행복' '입양은 하나님 은혜'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를 통해 나보다 낮은 자를 섬기는 예수님의 역설적 은혜를 체험케 하고, 믿음의 지경을 넓힌 축복의 통로로 감사하게 하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목사 부부가 입양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건설업에 종사하던 중 40대가 되어 신학공부를 시작한 김 목사는 대전목원대학교 신학과 졸업 후 2005년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했고, 교회 부흥만을 위한 자신의 성공 지향적 목회 열정에 방황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둘째 하선이는 폐에 질병이 발병했다. 더는 살 가망이 없다는 선고까지 받았지만, 부부는 기도 후 하선이가 회복되면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것.
 
3년여 간의 통원치료 끝에 하선이는 건강을 회복했고, 다짐대로 윤정희 씨는 2007년, 김상훈 목사는 목사 안수를 받은 해 2009년, 이식수술을 통해 신장을 기증했다.
 
그리고 어느 주일 설교에서 김 목사가 '예수님의 역설적 삶'에 대해 설교한 후 부인 윤정희 씨가 찾아와 "입으로 말만 하는 목회자 말고, 실천하며 사는 목회자가 되자"며 셋째 입양을 제안한 것.
 
개척교회 목회자로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 뻔했지만 김 목사 부부는 과감히 또 한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 목사는 "모든 외적 환경은 입양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하나님 은혜로 가능케 하셨고, 기쁨의 기적을 체험하게 하셨다"며, "그때부터 우리 가족은 하나님의 선물인 자녀는 돈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키워주신다는 확신을 갖고 9명의 자녀를 스스럼없이 맞이했다."고 전했다.
 
둘째 하선이를 통해서는 겸손을, 셋째 하민이를 통해서는 은혜를 경험한 부부는 이후에도 요한이와 한결이를 입양했다. 두 자녀에게는 퇴행성 발달 장애가 있었지만 김 목사 부부는 자녀를 사랑으로 보살폈다. 결국, 요한이는 1등을 놓치지 않는 인재로 성장 중이다.
 
특히 2011년 강릉아산병원으로 사역지를 옮긴 후 최근에 입양한 막내 행복이까지 가족이 되면서 김 목사네 가족은 웃음꽃이 활짝 폈다. 올해 11월에는 10번째 자녀를 또 가슴으로 낳을 준비 중이다.
 
김 목사는 "우리 부부는 첫째부터 막내까지 자녀에게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자녀를 통해 행복,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한다"며,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보물과 같은 우리 자녀들이 믿음 안에서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새벽예배 후 매일 아침 6시 20분에 기상한 김 목사네 보물들은 한 상에 둘러앉는다. 성경과 한자 쓰기로 하루를 시작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인다. 또 명절과 같은 기념일에는 지역의 독거노인을 방문해 인사하고 청소를 실시한다. 예수님이 보이신 겸손과 섬김의 삶을 어린 시절부터 자녀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다.
 
"11명의 대가족이 살 수 있는 이유는 여유가 있거나 풍족해서가 아닙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사랑하면 서로 닮는다고 했던가. 육체로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 목사네 가족도 모두 닮았다. 붕어빵처럼 말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닮아간다. 하나님의 은혜와 큰 사랑에 기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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