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따뜻한 사랑에 추위도 잊어요"

"한국교회 따뜻한 사랑에 추위도 잊어요"

[ 아름다운세상 ] 동계스페셜올림픽 봉사자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1월 31일(목) 16:00

한국 방문한 특별한 손님들 섬긴 '특별한 봉사자들' 이야기  
한교봉과 명성ㆍ창동염광 등 4개 교회,스페셜 올림픽 참가 선수 2백여 명 환대
     

지적(知的)장애인. '정신 발육이 항구적으로 지체되어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고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것과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사람'을 의미한다.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이큐(IQ) 70 이하의 사람을 지적장애인으로 구분하는데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비장애인의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이 필요해 다른 지체장애인들보다도 더 큰 핸디캡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다. 말하자면 지적장애인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작은 이' 중의 '작은 이'로 태어난 셈이다.
 
한국교회가 이 세상의 대표적인 작은 이, 특히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에 참가한 지적장애인들을 위해 나눔과 섬김의 모습을 보여 올림픽에 참가하는 장애인들과 이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 명성교회에 초청된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단과 자원봉사자들.
 
지난 1월 29일~2월 5일 강원도 평창군, 강릉시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이하 스페셜올림픽)'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에 한국교회 4곳이 자원해 2백여 명의 선수단의 문화체험과 현지적응 등을 도운 것.
 
지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진행되는 스페셜올림픽에는 총 1백11개국 1만1천여 명의 선수와 코치, 임원단들이 참가한다. 이번 스페셜올림픽의 특징 중 하나는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조직위원회(SOPOC)의 요청에 따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어울림을 통한 소통과 공감에 적극 참여한다는 의미를 담은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이 진행된 점.
 
총 3천3백여 명의 호스트타운 참가자들 중 교계에서는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김삼환)이 호스트타운 프로그램 주관자로서 명성교회, 창동염광교회, 사랑의교회, 지구촌교회와 함께 나이지리아, 남아공, 싱가폴, 아르메니아, 엘살바도르, 스웨덴, 필리핀 선수단 2백여 명을 영접해 지난 1월 26일부터 개막식 직전까지 선수단의 의전과 숙식제공,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틈만 나면 춤추는 아프리카 선수들
 
지난 1월 28일 경복궁. 40여 명의 흑인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신나는 표정으로 조선시대 왕과 대신들이 거닐던 궁궐의 뜰을 거닐고 있었다. 멀리서도 이 흑인들 대부분은 장애인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들은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이하 스페셜올림픽)'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에 참가한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선수와 코치, 임원단들이다. 본교단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가 제공한 호스트타운 프로그램 참가자들로 생전 처음 겪는 추위 속에서도, 전날 20시간의 비행을 겪은 피로에도 처음보는 한국의 미(美)에 감탄하며, 호기심 가득한 눈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이날 경복궁에서 만난 나이지리아의 올르브벤가 아데예미 코치는 "어제부터 한국인들, 특히 명성교회 교인들의 친절함에 감동을 받고 있다"며 "추운 날씨지만 이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그 추위가 녹는 것 같다"고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가무를 좋아하는 아프리카 선수들, 그 중에서도 더욱 가무를 좋아하는 지적장애인들의 특성상 이들은 틈만 나면 노래로 흥을 돋웠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선수들은 전통노래와 제스춰로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끌었고,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선수들은 아예 콘서트를 방불케 할만큼 흥이 넘쳤다. 명성교회 자원봉사자들은 첫 만남을 가진 날부터 틈만 나면 노래와 무용으로 선수단의 흥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을 인솔한 명성교회 발달장애인부 담당 최대열목사는 "한국교회가 세계에서 찾아오는 지적장애인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다"며 "이번 섬김을 통해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들이 한국기독교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복음의 문이 열리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타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단은 경복궁 견학 이외에도 1월 27일 환영오찬 및 명성교회 사랑부 문화공연, 63빌딩 문화체험활동, 저녁만찬 등의 시간을 통해 한국의 지적장애인들과 교감하고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 싸이, 소녀시대 좋아하는 핀란드 선수단

창동염광교회(황성은목사 시무)는 핀란드 선수단을 초청해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창동염광교회는 30여 명의 선수와 14명의 코치, 스태프 등과 함께 즐거운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창동염광교회의 장애인들과 함께 팽이돌리기, 투호, 줄다리기 등 한국전통놀이를 즐기며 우정을 쌓았다.

   
▲ 창동염광교회 초청을 받은 핀란드선수단이 고유 민속놀이인 줄다리기를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핀란드 장애인 선수들 또한, 음악만 나오면 저절로 춤을 추다시피 가무를 즐겼는데, 이들은 시내에 나가서도 최근 한류 선두주자인 싸이와 소녀시대의 음반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핀란드의 피겨 스케이트 코치 안네 팅안데르 씨는 "처음 한국에 왔는데 너무 멋지고, 만나는 이들 모두 너무 친절해 감동적이다"라며 "특히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해 준 창동염광교회에 깊이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을 인솔한 창동염광교회 장애인부 담당 이상록목사는 "핀란드 친구들이 한국 친구들과도 너무 잘 어울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이들을 섬기면서 우리도 배우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우리 창동염광교회와 장애인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핀란드 선수단은 창동염광교회의 수련원인 예닮원에서 숙박을 했는데 아침식사를 그곳에서 조리할 수 없어 교인들이 직접 아침을 공수해 경기도 양주까지 전달할 정도로 큰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창동염광교회는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견학 및 창동염광교회 장애인부의 난타, 챔버 공연을 관람하는 등 3일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외에도 사랑의교회와 지구촌교회에서도 싱가폴, 아르메니아, 엘살바도르, 스웨덴, 필리핀 선수단을 담당해 각각 명동투어, 한국문화체험활동, 국립민속박물관 견학, 문화교류활동, 놀이동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며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한국교회가 이번 스페셜올림픽의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한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의 사무총장 김종생목사는 "동계 올림픽에 앞서 지적장애인들의 올림픽이 우리나라에 열리게 된 것과 2백여 명의 선수단을 4개 교회가 섬길 수 있도록 한교봉이 중간에 다리를 놓게 되어 기쁘다"며 "그동안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에 참여한 단체들은 일회성 행사로 그친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참여한 교회들은 그동안 꾸준히 장애인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사역을 해 온 경험으로 그 어느 단체보다도 알찬 프로그램으로 섬겼고, 조직위원회에서도 이에 감사의 뜻을 표해왔다"고 전했다.
 
또한, 김 목사는 "이번 한국교회의 스페셜올림픽 호스트타운 프로그램 참여는 'Together We Can(함께하면 우리는 할 수 있다)'이라는 스페셜올림픽의 슬로건처럼 한국교회가 섬기는 모습으로 함께 연합할 때 사회적으로도 더 큰 은혜의 장을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있는 경험"이라며 "앞으로 장애인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한국교회 또한 사회 속에서 더욱 귀한 가치를 실천하는 곳으로 이미지 제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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