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조성한 서울동노회 동신교회

'십자가의 길' 조성한 서울동노회 동신교회

[ 아름다운세상 ] 동신교회 십자가의 길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2년 12월 07일(금) 16:31
[아름다운세상]

걸으며 묵상한다, 우리 향한 끝없는 그분 사랑

   
연면적 6,612㎡에 조성된 '십자가의 길'의 열두 개 요소에는 각 요소의 테마를 담은 조형물들이 서 있다. '잠든 제자들'을 시작으로 '결단하는 광장'까지는 약 1km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묵상하며 걸을 수 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사53:5)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을 감사하고 기념하는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사건으로 우리의 죄가 용서되고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서울동노회 동신교회(김권수목사 시무)가 올해 성탄절을 앞두고 한국교회사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해냈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용암1리 소재 동신기도원에 한국 개신교 최초로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을 조성했다.

예루살렘 성지순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십자가의 길'이 상업성을 배제시킨 올바른 '묵상의 길'로 동신기도원에 들어섰다. 연면적 2천평(6,612㎡)에 1km의 코스 길이로 최근 완공돼 한국교회 성도들 누구나 찾을 수 있도록 오픈했다.

담임 김권수목사는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성도들이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깊이 묵상하고 체험하도록 '십자가의 길'을 조성했다"고 배경을 설명하며 "온가족이 함께 걸으며 믿음을 전승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십자가의 길'은 전체 12테마를 갖고 있다. 동신교회에서는 각 테마를 '요소'(要所)라고 표현했다. 사전적으로는 '중요한 일이 일어난 장소'를 뜻하며, 조성위원회는 "십자가의 길에는 요소 요소마다 예수님의 뜨거운 사랑과 우리를 향한 가슴벅찬 소망이 가득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1요소는 '잠든 제자들'로 시작한다. 김권수목사는 "순례의 첫 여정은 '잠든 제자들'을 보는 것이다. 제자들은 잠들었어도 예수님은 기도하셨다. 성도들이 이곳에서 자기자신을 돌아보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요소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 '유다의 거짓 입맞춤', '베드로의 통곡', '빌라도에게 재판 받으심', '희롱 당하시는 예수님', '십자가를 지는 구레네 시몬', '여인들에게 말씀하시는 예수님', '십자가에서 못 박히심',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심', '빈 무덤과 부활', '결단하는 광장'으로 이어진다.

각 요소에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든 조형물이 있다. 환조와 부조를 병행해 생동감을 주면서 묵상에 도움이 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요소마다 사건과 관련된 성경구절이 기록돼 있다.

마지막 12요소인 '결단하는 광장'은 십자가 체험장이다. 김권수목사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헌신을 깊이 묵상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체험을 해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12요소를 다 돌면 갈릴리호수를 재현한 샬롬공원과 화려한 꽃들이 심어진 샤론의동산을 만날 수 있다. '십자가의 길'을 통해 받은 은혜를 곰곰히 되새기며 오늘의 삶을 희망차게 살아볼 것을 다짐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동신교회는 2009년 1월 당회 만장일치 결의로 '십자가의 길' 조성을 계획한 후 전국을 순회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신교에는 전무해 가톨릭 시설을 찾아다녔다.

조성위원장 황태희장로는 "개신교 특성에 맞는 길을 찾고 만들어 내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성지순례 전문가들과 신학자들의 자문을 구하며 성경에 어긋남이 없도록 철저히 고증도 거쳤다"고 말했다.

'십자가의 길' 요소를 꾸미는 비용은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한 노(老) 권사는 팔순잔치를 앞두고 평생 아껴모은 쌈짓돈을 쾌척하는 등 미담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김권수목사는 "'십자가의 길'을 찾아 각 요소의 사건을 묵상하고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서 신앙의 회복을 경험하기를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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