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교육' 힘쓰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샬롬 교육' 힘쓰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 아름다운세상 ]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12월 04일(화) 10:58
[아름다운세상]

'샬롬'의 교육 속에 그들의 푸른 꿈이 자란다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랑의 봉사 교육'을 제1교육방침으로 학생들을 양육하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교정에 앉은 교장 박재련장로와 행정실장 김충실권사 부부(중앙).

"교장 선생님, 샬롬 한 번만 해주세요."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교장 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는지, 그런 추억은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다. 때로는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마주할 때도 있다. 지난 11월 28일 박재련교장 내외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일반 학교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나는 학생들은 너도 나도 거침없이 다가와 하이파이브를 한다. "샬롬!" 겨우 두 글자의 단어이지만 '밥은 먹고 다니니?' '공부하느라 힘들지?' '얼굴이 피곤해 보이는구나'…, 사실은 많은 말이 내포돼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순간 박 교장의 말이 들려온다. "샬롬 하면 힘이 나니?"

가는 정이 고우니 오는 정도 고울 수밖에, 학생들은 스스럼없이 교장실을 찾아온다. "우산 좀 빌려주세요" "차비가 없어요" "여기 있는 사탕 먹어도 되죠?" 아예 교장실 벽 한쪽 면이 통유리로 돼 있어 인사를 나누기에도 좋다. 물론 블라인드는 있으나마나, 닫혀있을 때보다 올라가 있을 때가 더 많다. "답답하잖아요." 박 교장이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말했다.

지난 2008년 교육청으로부터 예술계 특목고로 승인을 받고 현 구로구 궁동으로 신축 이전해오기 전인 2002년 2월 교장으로 취임한 박재련장로(동숭교회ㆍ극단 증언 대표)는 가장 먼저 채플을 회복시키고 교문 앞 생활지도를 없앴다. 대신 "아이들이 기분좋게 학교에 등교하도록 하자"는 마음에서 직접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했다. "어서와라, 굿모닝." 당황한 것은 오히려 학생들이었고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나온 것이 지금의 샬롬 인사법이다. 박 교장은 입학식이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전학갈 준비를 하라"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 "첫째, 기독교학교이니 기독교 교육에 대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둘째, 복장ㆍ두발 자유화하지 않습니다. 셋째, 불법찬조금은 사절입니다." 자유분방하고 끼가 넘치는 학생들이 모여든 학교이지만 화장 금지, 교복 변형 금지, 파마ㆍ염색 금지 등 의외로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고 있다. 흡연ㆍ폭력의 문제는 더 엄격해서 3년의 재학기간 동안 5회 이상 적발되면 자동으로 퇴학이다.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된 생활 속의 학생들은 오늘도 이곳에서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저는 꿈을 이뤘어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집안 사정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해야 했고 누군가 네가 돈벌어서 학교를 지으면 되지 않겠냐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있어요. 하나님께서 제 꿈을 다 이뤄주신 것 같아요." 박재련장로는 종종 꿈의 사람 요셉을 떠올리곤 한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는 18세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고 28세가 되어서야 대학에 입학해 역사를 전공하면서 이미 대학원생이던 현재의 부인을 만났다. 교장실 건너편에는 이른바 '동네북실'이 있다. 박재련장로의 부인이자 이 학교의 행정실장인 김충실권사의 일터로 워낙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붙여진 애칭이다. 두 사람과의 대화에는 유난히도 '희한하게'란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희한하게' 이 자리에까지 자신들을 이끌어오신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내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 학교 출신으로 한류의 큰 주역이 된 에프엑스 셜리 양(左)과 미쓰에이 수지 양.

서울공연예술고는 미쓰에이의 수지, 에프엑스의 셜리, K팝스타의 이하이 등 아이돌 연예인들이 다니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궁동 소재의 학교는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장로가 설계한 작품, 교복도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1, 3학년에 두 자녀를 둔 백종림집사(개봉교회)는 "찬양사역자를 꿈꾸는 첫째 승훈이랑 드럼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원하는 둘째 우영이가 이 학교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아들의 드럼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학교를 위해 더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기독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달에 한번씩 기도모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그해 연말이면 꼭 '빈방있습니까'를 관람한다. 교장 선생님이 자신들과 같은 고교생, 그것도 바보 덕구로 열연하는 연극이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빈방있습니까'도 33살, 덕구도 환갑을 맞이하게 된다. 박 장로는 "대학로 무대에 서는 것은 아마 내년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덕구형, 덕구오빠처럼 친근한 교장으로서의 정년도 3년 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영적인 싸움터가 학교"라면서 기독교학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을 요청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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