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향기 가득한 메주 맛 좀 보실래요?

복음의 향기 가득한 메주 맛 좀 보실래요?

[ 아름다운세상 ] '솔향담은장마을 체험학교' 운영하는 청림마을,그 중심에 선 대산교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01월 03일(화) 15:39
【경남 거창】 "전통 발효식품 '메주',냄새나고 참말로 못생겼죠(웃음). 하지만 음식 맛을 내는데 빠져서는 안돼요. 농촌교회도 마찬가지에요. 겉만 보면 참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한국교회 성장을 위한 그 동안의 헌신과 희생을 무시할 순 없죠. 2012년 새해에는 모든 교회가 메주처럼 복음의 진한 맛을 내면 좋겠어요"
 
   
▲ 대산교회 담임 허운목사(중앙)와 지역 주민들.

농촌인구 감소,주거환경 악화와 노동력 부족,곧 시행될 한미FTA에 따른 시장 개방과 농업정책의 부재 등으로 황폐해질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메주처럼 진하고 구수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아름다운 교회가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대산리 청림마을에 위치한 대산교회(허운목사 시무)가 바로 그곳이다.
 
대산교회가 위치한 청림마을은 '솔향담은장마을'로 유명한데 최근 정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돼 변화하는 '푸른농촌'을 목표로 마을 공동체를 이뤄가고 있다.
 
특히 마을이 변모하기까지 그 중심과 과정에는 대산교회가 자리 잡고 있어 농촌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에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새로운 모델로 등장했다.
 
10여 년 전 메주 만들기 사업을 먼저 전개한 교회는 청림마을이 솔향담은장마을로 지정되는 발판을 마련했고,담임 허운목사는 주민자치위원회 간사,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위원장으로 활동하며,지역 사업에 앞장섰다.
 
그 결과 대산교회는 지역 복음화를 위한 방주 역할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주민들의 긍정적인 작은 변화까지 유도하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대안도 찾아냈다. 더욱이 자연환경과 전통문화 가치를 최대한 살리면서 희망 없던 주민들에게 '농촌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결과는 한국교회의 고민 과제인 농촌교회 회복에도 희망을 던졌다.
 
이렇듯 예상치 못한 곳에서 2012년 농촌교회의 기대와 희망이 발견됐다. 하지만 '교회와 메주','목사와 주민자치위원회'는 여전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결국 기자는 협력관계를 통해 교회와 지역사회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가는 삶의 현장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 깊숙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 지난 12월 1백50여 명의 어린이와 학부모,농촌선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 열린 된장체험학교.
청림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장이 담긴 항아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리고 구수한 메주 향기가 진동한다. 대산교회 예배당 건너편에 자리 잡은 메주하우스와 솔향담은메주체험관에서 새어나오는 것이 분명하다. 후끈하게 끼쳐오는 구수한 냄새. 그 냄새만으로도 고향집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모교회처럼 따뜻한 농촌교회, 대산교회는 지난 2000년부터 메주를 만들고, 된장과 간장을 도시교회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재정적 어려움에 신음하는 농촌교회의 어려움을 '도농직거래'를 통해 해소하고, 생명목회차원에서 바른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교회는 10여 년 동안 메주 판매를 통해 교회 차량도 구입했다. 그리고 교회 시설 보수와 사택도 건축했다. 이제는 지역사회와 진행할 메주체험관 사업이 정부로부터 2억원을 지원 받게 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메주 생산에도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담임 허운목사의 기획으로 시작한 메주만들기 사업이 지역 교회와 마을에 입소문이 나면서 도농직거래 활성화를 이끌었고, 끝내는 주민들의 공동사업으로 확장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허운목사는 "농촌교회, 어쩌면 더 어렵고 힘들어 질 수 있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앉아있을 수도 없다. 이제는 농촌교회는 교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를 품고, 상생하며 나아가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어렵지만 2012년에는 모든 교회가 지역 사회와 한 마음 한 뜻을 가지고 희망찬 방향을 설정하고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지역 주민은 "교회에서 시작한 메주담기 사업은 주민들의 작업 환경을 바꾸고 안전하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쾌적한 일터를 제공해 우리 농촌에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갖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했다"며 "올바른 신앙과 복음을 제시하는 교회가 이제는 우리 농촌과 지역 주민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장독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 뒤편으로 '솔향담은장마을'이 되기까지 지역 주민들을 이끌어 온 진주노회 대산교회가 보인다.

한편 허 목사는 마을주민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솔향장마을체험관을 통해 도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곳에서는 농촌의 정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유 불문, 농촌에 사람들을 끊임없이 유입시키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체험관의 핵심인 메주 만들기 3단계를 연중 진행해 전통 음식문화를 홍보하고,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들에게 농촌교회를 향한 사랑의 의식도 심을 계획이다.
 
또 메주 만들기 사업 이외에도 모심기 고구마케기 콩타작 등의 농사체험과 매월 1회 소나무원예, 유적지 및 농촌 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기획중이다. 농촌교회가 지역 사회, 그리고 도시교회와 거리를 두지 않고, 모든 문을 개방하겠다는 취지다.
 
허 목사는 "교회 성도들의 작은 봉사로 시작된 메주 만들기가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정부 사업으로 인정받았으며, 이제는 농촌교회와 지역사회의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교회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귀한 사역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아름답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백50여 명의 어린이와 학부모, 농촌선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열린 된장체험학교에서는 총 9백여 덩어리의 메주가 만들어졌다. 메주는 도시교회와 복지기관 등에 선착순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좋은 재료와 전통 방식으로 발효시킨 메주가 입소문이 나면서 사전 예약주문 없이는 맛볼 수도 없다고.
 
향후 허 목사는 솔잎향 나는 메주도 생산할 예정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정체될 수밖에 없는 농촌상황에서 깨달은 지혜이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역을 통해 농촌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 나가는 메주 만드는 대산교회. 2012년 농촌교회와 한국교회의 희망으로 아름답게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귀농 희망하는  평신도 사역자들  세워야 농촌 살아"
 - <미니인터뷰 대산교회 허 운목사>

   
"최근에 귀농현상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4~50대,60% 이상이 향후 농어촌에서 살고 싶다는 통계가 있다. 한 영혼을 구원할 마지막까지 농어촌교회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를 통해 희망을 찾고 있지만 결국엔 "사람이 없고,일꾼이 없는 것이 사역을 힘들게 한다"고 고백한 허운목사는 "도시교회가 귀농을 희망하는 평신도사역자들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허 목사는 "농촌교회와 도시교회의 교류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며 "신학생이나,평신도사역자들은 1~2년정도 파송받아 농촌교회에서 교회학교와 노인들을 섬기는 사역을 감당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신학교에서 '생명살리기 및 농촌관련' 교과목이 폐강 상태에 놓여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허 목사는 "신학생때부터 도시와 농촌 목회를 공유할 수 있는 대책이 총회적으로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올 한해 솔향장마을이 발전되어 주민들의 일자리가 창출되고,사회적 기업으로 확장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허 목사는 "그 중심에는 지역 복음화가 있고,이를 위해 지혜를 구하고 기도하는 목회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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