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식사 한 끼에 그리스도의 사랑 담는다

따뜻한 식사 한 끼에 그리스도의 사랑 담는다

[ 아름다운세상 ] 산간벽촌 마을에서 펼쳐지는 무료 급식 … 창매교회 '밥퍼사랑나눔터'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12월 05일(월) 16:04

   
정성이 듬뿍 담긴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일터로 가는 주민들의 발걸음은 활기차기만 하다. 사진은 창대리 주민들과 창대교회 교인들.

【전남 무안】 "농촌교회도 봉사할 수 있어요.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것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우리들의 실천적 삶의 자세와 섬김을 향한 마음이 곧 봉사로 아름답게 열매 맺는 거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이웃을 섬기고,지역사회를 향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힘쓰는 농촌교회와 목회자가 무료급식 봉사를 통해 '사랑의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어 추운 연말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배추가 달달한게 거시기 하구만,김 집사네 배추여? 있다가 좀 싸주소…(웃음)"
"우리 밭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여라,한포기 쌀랑께 형님만 잡수쇼잉,그리고 제발 교회좀 나갑시다(웃음)"
 
전형적인 전라도 농촌,산과 밭이 어우러진 시골 '깡촌'에 자리 잡은 창매교회(배태언목사 시무)가 운영하는 '밥퍼사랑나눔터'가 시끌벅적하다. 여기저기서 "반찬 더달라" "밥 부족하다"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당당히 외치는 지역 주민들의 기쁨의 함성 때문이다.
 
박순애(82세)씨는 "TV에서 보면 어디 큰 도시 지하철에서나 무료급식 하던데,내가 사는 시골 마을에서도 따뜻한 식사를 대접해주셔서 참말로 기쁘다"며 "혼자 살면서 나이를 먹다보니 한 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목사님과 교회에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11%다. UN에서 공표한 기준을 고려하면 7%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다. 특히 농촌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고,박순애 할머니처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무료급식봉사'였다. 다일공동체의 밥퍼로 시작됐던 무료급식 사역이 문을 닫자 빛과소금교회(조현용목사 시무) 등 지역교회 목회자들의 조언과 협력으로 창매교회가 당당히 무료급식 봉사에 앞장선 것.

 
   

"고민을 많이 했죠. 농촌교회 목사가 무료급식 봉사를 한다(?)는 것은 도대체 그럼이 안떠올랐어요. 정말 막막했죠. 하지만 선배목사님들의 조언을 받고,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신 것 같아요" 먼저 배 목사가 앞장섰다. 성미로 받은 유기농쌀을 사용하기로 하고,몇 몇 성도들과 지역 교회의 협력을 받아 무료급식을 진행한 것.
 
배 목사가 사역을 감당하기로 결정한 것은 재정적인 여유가 있어서도 아니고,필요한 일손이 많아서도 아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의 방법'을 통해 본연의 모습 그대로 지역민을 섬기기 위해 고민한 순수함이 묻어난 결과이다.
 
이와 관련 배 목사는 "예전에 농촌에 살면 끼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죠. 하지만 그 말도 이젠 옛 말이 됐어요. 요즘 농촌,소도시에도 한 끼 고민하고 걱정하는 독거노인,노숙인들이 많다"며 "이들을 위해 창매교회 성도들이 식재료를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직접 담가주는 노력까지 아끼지 않고 있으며,바쁜 농사철에도 피곤하지만 늦은 밤까지 모여 봉사활동에 사용될 김장김치를 담가 사랑을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교회 항존직분자들은 의무적으로 쌀 기증에 앞장서면서 교회 내 나눔 문화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들이 정부가 지정한 친환경마을에서 생산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그 인기와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박신자(71세)씨는 "음식도 맛있지만 마음이 편해서 좋아요. 사랑나눔터에 오면 친구 집에 놀러온 것처럼 기쁘고,즐겁다"며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너무 맛있어서 100살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 목사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농촌교회와 농촌교회 목회자가 실천한 무료급식 사역이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의 기도,그리고 창매교회 성도들의 삶의 터전이 농촌이었기에 가능했다"며 "화려하진 않지만 순수한 농촌교회 성도들의 사랑 나눔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값지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교회는 무료급식 활성화를 위해 농산물을 체계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보라작목반 시스템을 구축했고,닭 2백수를 사육하는 양계장을 만들어 급식에 사용되는 계란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또 급식봉사와 함께 어르신 효도 사진촬영과 선교단체들이 참여한 문화 공연 등을 펼치며 즐거움까지 선물하고 있다.
 
배 목사는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이동하면서 농촌이 황폐화되고 있지만 창매교회와 밥퍼사랑나눔터는 예수마을의 비전을 갖고 지역주민들에게 나눔과 섬김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며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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