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하나님 형상대로 살아갈 그 날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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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세상 ] 영상을 통해 인권감수성 확산에 앞장서는 제16회 광주인권영화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11월 28일(월) 17:16
   
▲ 올해 광주인권영화제를 이끄는 3인의 공동대표(앞줄 오른편 3인,좌로부터 최완욱ㆍ정헌권ㆍ김용목회장)와 자원봉사자들.

【광주】 인권(人權)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서 당연히 인정된 기본적 권리'다. 인권이 보편적인 사회적 요구와 현실로 받아들여진 17세기부터 세계의 역사 속에서 인권사상은 노예제의 폐지,노동법의 제정,공공교육 실시,노동조합의 인정,보통선거권 실시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 왔다. 초창기에는 인권 수호를 위해서 집회와 저항의 형태로 운동이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노래와 연극,영화 등 문화적인 형태의 운동 또한 많아졌다.
 
지난 24일 광주 영상복합문화관 6층에서는 '표현의 자유', '영상을 통한 인권감수성 확산'이라는 기치를 내건 광주인권영화제가 개막됐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광주인권영화제는 지난 16년 동안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와 억눌리고 소외된 삶을 대변하는 영상을 담아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왔다. 이를 위해 지역의 영상 및 시민사회단체,문화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에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았다.
 
광주인권영화제는 비록 특정 종교의 색채를 띠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광주인권영화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기독교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3인의 공동대표 최완욱회장(인권사랑방 회장ㆍ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김용목목사(실로암선교회(합동)),장헌권목사(서정교회) 중 2명이 목사다.
 
이중 장헌권목사(서정교회)는 본교단 내 대표적 인권운동가로서 교계 안팎으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헌권목사는 1978년 호남신학대학교에 입학한 후 군사정권의 인권유린을 보며 신학도로서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민하다가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아파하며 이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인권운동가가 됐다. 특히 1980년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약자들의 인권 수호를 위해 살기로 한 그의 뜻은 더욱 확고해졌다.
 
"우리 인간들은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자들이에요. 인간들이 하나님 형상대로 존엄하게 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중요한 사명은 인간들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게 저의 신앙고백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 '불타는 필름','실종','Z','로메로','뮤직박스','엘살바도르' 등의 인권영화를 보며 영화가 상상 이상의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영화제의 섬김이로 활동하다가 지난해부터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인권영상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제16회 광주인권영화제 포스터.
장 목사와 함께 광주인권영화제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또 한명의 목회자는 김용목목사(실로암선교회, 합동)다. 장애인인 그는 오래 전부터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최근 영화 '도가니'로 유명한 인화학교와 관련,장헌권목사와 대책위원회의 공동대책위원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광주인권영화제에서 기독교와의 연관관계를 또 하나 찾을 수 있다면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 '어머니'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소선권사다. 그녀는 노동운동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씨의 어머니로 더욱 유명하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 권사는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항상 CBS나 CTS를 보며 설교와 간증,찬양 듣기를 좋아했고,가족예배도 자주 드렸다고 한다. 그녀의 며느리는 선교사가 되었고,큰 손녀는 네팔인 이주민을 위한 선교를 하고 있다.
 
그녀는 처음 쓰러진 날도 마지막까지 주기도문을 외우며 병원으로 갔고,마지막 임종때도 전태일 기념재단 이사장인 조헌정목사의 안수아래 지인들의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넨후 별세했다. 그녀는 숨지는 그날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없는 세상,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했다.
 
지난 24일 광주인권영화제의 영화를 관람한 관객 이영호씨(24세)는 "영화가 비록 지루하기는 했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메시지가 묵직해 한동안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앞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신학자 칼 바르트는 "한 손에는 성경을,한 손에 신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성경은 오늘의 상황에 맞게 재해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귀로는 하나님의 말씀을,한 귀로는 민중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최근 대사회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한 한국교회가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광주인권영화제의 영화들은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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