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양을 버리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목사가 양을 버리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 아름다운세상 ] 교회 지키던 중 45세 나이로 순교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11월 11일(금) 16:47
"목사가 양을 버리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1905년 9월 황해도 태생의 조석훈목사는 한국전쟁이 나던 그해 10월 15일 교회를 지키던 중 45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공산당원들이 찾아왔을 때도 "내가 여기 있는데 왜 없다고 하느냐"고 문을 열고 나설 만큼 그는 의연한 성품을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병으로 걷기가 힘들어 소달구지에 실려 압송된 조 목사는 황해도 은율군 최북단까지 끌려가 어두컴컴한 창고 안에서 최후의 순간을 맞이했다. 공산당원들은 총살도 모자라 흔적을 없애기 위해 창고에 불을 질렀다.

180cm 훤칠한 키의 조 목사는 특히,당시 황해노회 노회장이 종종 독창을 부탁했을만큼 찬양을 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3남 조영택목사는 "이상하게 후손들이 다 아버지 어머니의 음악성을 물려받았다. 복식 호흡으로 발성을 하시고 찬송가 뿐만 아니라 애국가,모란봉가 등을 교인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시던 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회고하면서 "우리 가훈이 '창조하는 자유인'이다. 자녀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고 자기에게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음악예배에는 88세인 2대 후손부터 8살 증손자 임원빈 군까지 모두 70여 명의 후손들이 자리했다. 현재 7남매 중 조영택,조유택목사 등 4남매가 생존해있으며 2,3대에 걸쳐 목회의 길을 따른 후손이 8명, 목회자 부인,전도사도 여럿이다. '그의 생각'을 작곡한 조준모,'하나님의 은혜'를 작사한 조은아 등을 비롯해 피아노,오르간,작곡,지휘,성악 등 음악 전공자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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