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뤄진 언어 습득 및 복음전파

현장에서 이뤄진 언어 습득 및 복음전파

[ 땅끝편지 ] 캄보디아 오태근 선교사편(3)

오태근 선교사
2024년 05월 07일(화) 00:57
2001년도 셋 집에서 모인 목요 어린이 전도 모임.
크메르 언어를 공부하는 기간 중 1년 이상 주일예배는 프놈펜 시내에 있는 뉴라이프교회에 참석했다. 이 교회 담임목사인 탕벡홍 목사는 CCC 간사 출신으로 크메르루즈 공산당에 잡혀서 여러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크메르루즈 공산당이 무너지던 1979년도에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탈출해 킬링필드의 산 증인이 되었다. 현재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튼튼하게 성장한 뉴라이프교회와 각 지역에 50여 곳의 지역교회를 세웠고,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을 세워서 캄보디아 전역에 예수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이 교회에 출석하여 많은 신앙적 도전과 설교를 통한 언어의 훈련을 받았으며 지금도 탕벡홍 목사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사역의 도움도 받는다.

크메르어를 배우던 중 약 8개월이 지났는데 후원교회 선교부 장로님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의 내용은 선교보고를 하라는 것이었다. 주일예배 출석 성도는 몇 명이고, 헌금은 얼마나 나오는지, 교회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

아직 교회 개척도 안했는데 어쨌든 이 편지를 계기로 당시에 뚤뚬봉 시장 근처의 셋집에서 매주 목요일 어린이 모임을 시작했다. 아직 크메르어가 익숙치 않아서 우리가 수양딸로 양육하고 있던 현지인 쌍다리의 도움을 받으며 어린이들에게 찬양과 그림설교 등으로 복음을 전했다. 그 좁은 거실에 매주 약 100명씩 모여 들었다. "돈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나라", "예수님 찬양, 예수님 찬양", 나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쌍다리의 율동을 따라서 찬양을 부르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하나님 나라의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 "너희가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라는 말씀이 자그마한 셋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후에 아이들이 하교 후 집으로 오면 그 아이들과 좁은 골목길에서 웃통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함께 축구를 하며 친해졌다. 비가 오면 오히려 더 재미있게 흙탕물 속에서 진흙에 미끄러지며 공을 찼다. 공차기가 끝나면 물을 한 병씩 사주고 서툰 언어이지만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에 여러 아이들 가운데 셋 집에서 함께 살던 '런와'라는 중학생이 있었다. 아이가 마음이 착하고 나를 잘 따랐다. 런와는 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장로교 선교사들과 연합해 세운 캄보디아장로교신학교에 입학했다. 신학교에서 나에게도 성경을 배웠고, 신학교 마친 후에 지방에 교회를 개척하고 지역에 있는 고아들과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부부가 함께 돌보며 목회 사역을 성실하게 감당하고 있다. 아이들과 길거리 축구를 하면서 배운 것은 복음은 하나이지만 전도의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을 통해서 접근을 하면 많은 열매가 있음을 보았다.

또한 캄보디아는 불교가 국교이고, 전 국민의 약 95% 이상이 불교를 따른다고 하지만 능력의 복음은 우리의 언어를 통해서 전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들을 통해서 깨달았다.

우리 부부는 크메르어 공부를 세 명의 각각 다른 교사들에게서 다양한 교재로 배웠다.

그러나 이제는 실내에서 공부하던 크메르어를 밖으로 옮겨야 할 때가 되었음을 인지했다. 그렇다. 이제 언어는 삶의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는 현지인들과 직접 부딪히기로 하였다. 우리 부부는 주말이면 왕궁 앞 강가로 나갔다. 그곳에는 많은 청년들이 더위를 식히며 한가로이 강가를 바라보며 쉬고 있었다. 최고의 전도 현장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책자를 읽으며 전도를 해보는데 내 크메르어를 잘못 알아 듣는다. 그래서 전도의 작전을 바꾸었다. "나는 한국에서 왔어요. 내가 지금 크메르어를 공부중인데 이 책을 한번 함께 읽어 줄 수 있나요?" 신기하게도 거의 99%가 동의하고 읽어준다. 사영리 전도 책자의 제1원리 '하나님의 사랑'부터 마지막에 영접기도까지 진지하게 따라한다. 예수님 영접기도까지 마치면 당시에 우리가 출석하던 뉴라이프교회에 나가도록 교회 주소와 연락처를 주었다. 지금도 가끔 우리가 전도했던 청년들을 떠올리며 하나님께서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셔서 끝까지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 또 이르시되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막16:15)"



오태근 목사 / 총회 파송 캄보디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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