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선교, 선택 아닌 필수

동반자 선교, 선택 아닌 필수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4년 04월 22일(월) 09:19
최근 선교계에서 동반자 선교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20세기 초부터 동반자 선교를 실천했다. 1907년 제주 선교의 시작 이래, 재한 선교사도 제주에서 사역할 때는 이기풍 선교사의 리더십을 인정하고 동역했다. 1912년 산둥 선교는 한국과 중국의 교회와 선교부 등 4자가 협력해 시작했다. 1910년 에딘버러 대회에서 윤치호는 효율적 선교를 위해 선교기금을 현지인과 협의해 사용하자고 했다. 1925년 존 모트 방한 시 한국교회 지도자와 선교사 모임에서 한석진 목사가 평생 동지인 사무엘 모페트 선교사에게 선교사가 왕 노릇 하지 않으려면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1956년 레이크모홍크 대회에서 미북장로교회는 현지 교회의 선교를 돕는 것이 선교라면서, 한국교회 대표 한경직 목사에게 스스로 선교 과제를 제안하라고 요청했다. 1959년 대전 총회에서 미북장로교회가 선교재산 이양을 기념하는 자리로 삼고자 했지만, 교단 분열로 빛을 잃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제국주의 배경 가운데 수행됐던 선교사 중심의 전통 선교 시대는 막을 내렸고, 1947년 국제선교협의회 휘트비 대회가 '순종 속의 동역'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면서 현지교회 중심의 동반자 선교, 곧 교회 간 협력 선교(inter-church aid) 시대가 열렸다.

현지교회가 선교의 바통을 이어받지 않는 한 선교는 완수될 수 없다. 현지교회는 경험과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현지 사정에 정통하고 현지 자원을 지니며 선교 주인의식을 갖추며 현지에 영원히 남을 이들이다. 선교사는 성공하면 떠나고 사업가는 성공하면 머문다는 말이 있다. 현지교회가 능력대로 선교에 나서고, 발전하고, 책임지도록 돕는 것이 선교이다. 이때 선교 사업, 선교재산, 선교 이양 등 기존 관심거리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인다. 만일 여전히 선교사가 각광받는다면, 그것은 시대착오적 선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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