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이끄는 내 안의 보물”

“세상 밖으로 이끄는 내 안의 보물”

새문안교회 부활절 기념 발달장애 청년 작가 기획초대전

남기은 기자 nam@pckworld.com
2024년 04월 01일(월) 12:53
손제형 작가(좌)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새문안 아트갤러리.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7명의 청년작가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강원진 금채민 김건우 손제형 신의현 이도하 천민준 작가. 이들은 장애가 가진 한계를 넘어 예술로 대중과 소통하는 특별한 청년들이다.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시무) 아트갤러리는 부활절을 맞아 7명의 청년작가 기획초대전 '세상 밖으로 이끄는 내 안의 보물'을 개최했다.

전시회를 기획한 하민수 작가는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에서 겪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예술로 재능을 꽃피운 작가들을 소개한다"면서 "이들의 삶을 담은 작품들이야말로 부활을 현실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획초대전 '세상 밖으로 이끄는 내 안의 보물' 전시 포스터.
언어로는 자유롭게 소통하기 어려운 내면의 목소리를 캔버스에 담아 세상에 손을 내미는 작가들의 이야기. 이들은 다수의 개인전 및 국제전을 갖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등 뛰어난 작품성으로 예술계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31개의 그림이 전시됐다. 김건우 작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말'대신 '플란다스의 개'를 그렸다. 금채민 작가는 작품 '행복'으로 "나는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한다.

'세상 밖으로 이끄는 내 안의 보물' 작가들과 전시 관계자들.
'코뿔소들'을 표현한 손제형 작가는 세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손 작가는 오는 5월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외딴 행성에 '혼자' 살던 우당탕탕 실수투성이 어린아이가 자아를 찾고 친구도 만나고, 여자친구와 '함께' 행성을 벗어나 우주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손제형 작가의 어머니는 "아이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들을 그림으로 그렸다"면서 "처음에는 곤충과 공룡만 그리다가, 그림을 통해 소통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흥미를 갖게 됐다"고 손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세상 밖으로 이끄는 내 안의 보물'에 작품을 전시한 청년 작가들.
신의현 작가는 제주 생활을 담은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평안함과 아름다움을 전한다.

신 작가의 어머니는 "예술은 장애로 인한 차이를 독창성과 아름다움으로 여겨주어 아이들이 '남들과 다른 나'를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전시를 통해 어둠 속에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세상으로 뛰쳐나와 '내 안의 보석'을 찾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는 신의현 작가.
하민수 작가는 "내면에 감춰진 보화를 발견하고 삶을 다 바쳐 노력해 작품을 만든 청년들의 이야기가 기독교 정신의 핵심인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가진다"면서 "그들의 삶을 축하하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6일까지다.


남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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