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위한 성서학이 필요하다"

"교회를 위한 성서학이 필요하다"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4월 01일(월) 08:38
안용성 목사는 지난 3월 28일 열린 '교회를 위한 성서학(안용성 지음·새물결플러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성서학의 연구 결과들이 실제 목회 현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안용성 목사가 집필한 '교회를 위한 성서학(새물결플러스)'.
"근대에 한국교회가 세워진 이후 성서학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서학의 연구 결과들이 교회로 흡수되어 성도들의 신앙을 성숙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습니다. 성서의 역사성에 있어 교회와 성서학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성서학을 교회가 수용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간격을 메우고, 교회와 성서학 사이에 다리를 놓고자 했습니다."

안용성 목사(그루터기교회·서울여대 겸임)가 지난 3월 28일 새물결플러스에서 열린 '교회를 위한 성서학(안용성 지음·새물결플러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이날 안 목사는 교회와 성서학 사이에 큰 간격이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며, 성서학의 연구 결과들이 실제 목회 현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안 목사는 "보통의 교회에는 성경의 역사성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만, 주류 성서학계에는 성경의 역사성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심화되어 있다"며 "성경의 역사성에 대한 서로 상반된 시각이 교회가 성서학을 받아들이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성서학의 발전과 그 열매들을 한국교회가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 목사는 "이 성서의 역사성 문제를 극복하지 않는 한 교회와 성서학의 사이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교회를 위한 성서학을 하기 위해선 먼저 이 허들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오늘날 성서학의 연구결과들을 반영하더라도 성서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사실'에 대한 기준을 오늘날의 실증주의적 관점이 아닌 성서 시대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목사는 "실증주의는 인류 역사에서 극히 최근에 나타난 시대적 현상이며, 이 시대의 철학일 뿐"이라며 "성서의 사실성을 우리 시대의 잣대로 판단하기 전에 성서 시대 사람들에게 '사실'이란 무엇이었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해에 기반해 성경을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한 태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 목사는 "복음서의 장르와 저술과정을 고려할 때 복음서는 충분히 그 시대 사람들의 사실성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교회 안에서 성서학의 연구 결과들을 목회적으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일을 통해 교회의 신앙이 한층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교회를 위한 성서학'을 만들어 가는 나의 노력이 성경의 역사성을 두고 고민하는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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