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읽고, 건강한 비전 제시할 책임

변화 읽고, 건강한 비전 제시할 책임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3월 05일(화) 21:59
'1인 가구 천만시대'가 눈 앞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972만4256세대로 전체 41.55%를 차지했다.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조사에서는 2022년 1인 가구는 총 750만 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였다. 1인 가구 비중은 1990년 9%에서 2000년 15.5%, 2015년 27.2%로 꾸준히 증가해 2021년 처음 700만 명을 돌파하고, 2022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까지 오랫동안 '정답'이라고 믿었던 이상적인 '4인 가족상'은 사라지고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1인 가구는 삶의 만족도도 높다. 서울시가 1인 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8%가 "계속 1인 가구로 남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1인 가구는 더이상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 '보편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총회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야기되고 있는 1인 가구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교회의 사역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교회가 '싱글들의 폭발적인 증가'를 무시하고 '온전한 가정'만 신봉한다면 교인 감소는 물론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고령화는 빠르게 증가하고 출산율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 결혼은 기피하고 이혼율은 급증한다. 설상가상 교회가 추앙하는 '온전한 가정'의 3040세대는 맞벌이와 육아노동, 가계 부채로 힘겹다. 실제로 3040세대를 대상을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9.7%는 "10년 후 신앙이 있어도 교회는 잘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사와 육아로(52.7%), 직장과 사회생활로(70.8%) '몸과 마음이 지친다'고도 했다.

암담한 현실이다. '교회에 사람이 없는데, 교회 사역과 선교는 누가 하나?' 교회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한다면 괜한 과장일까?

"교회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사고와 구조를 고수하기 때문에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발제자의 발언은 일리가 있다. 10가구 중 4가구가 1인 가구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이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것이 '부정적인 변화'라면 교회는 건강한 비전을 찾아내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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