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의 마음 건강, 교회가 돌보자

성도들의 마음 건강, 교회가 돌보자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질환 이해' 발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3월 03일(일) 11:46
대학교에 다니는 A는 8개월 전 교회 성도들이 이야기를 하며 웃는 것을 보고 자신이 중학교 때에 음란물을 본 것을 알고 비웃는다는 생각이 들어 그 후로 성도들을 의식적으로 피하기 시작했다. 교내 채플 시간에 갑자기 일어나서 "하나님이 나에게 영적 전쟁을 하라고 하셨다. 내가 재림 예수다. 하나님의 음성으로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등의 엉뚱한 말과 행동이 심해져 갔다. A가 다니는 교회 교인들은 그가 귀신 들렸다며 열심히 기도했지만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A는 결국 조현병으로 진단 받았고 약물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사라졌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발표한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장애 평생유병률은 27.8%로 한국교회 교인들 중에 약 278만 명이 정신장애 유병률이다. 교인 4명 중에 1명은 정신장애 경험이 있다는 뜻이다. 교회 안에 올바른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는 한국목회상담협회, 좋은의자, 한국기독정신과의사회가 주관하고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가 협력해 발간한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질환 이해'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 조성돈 목사는 "한국교회는 정신질환에 대한 왜곡되고 편협된 인식이 많아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번 책자가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 목회적인 돌봄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신장애인의 자살률이 일반인의 8배가 높다"면서 "정신질환 환우들의 초기 개입을 통해 통해 자살시도로 가지 않도록 하는 생명을 살리는 사역의 출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책자에는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질환 이해'는 '성서가 말하는 정신질환의 이해' '정신질환의 종류와 돌봄방법(조현병, 양극성장애, 우울장애, 비자살성 자해&자살, 공황장애, 강박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한 목회적인 돌봄 방법'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도움받을 기관''Q&A''기관소개' 등의 내용도 덧붙였다

한편 책자 발간을 기념해 지난 2월 26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성서가 말하는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 '정신질환의 종류와 돌봄 방법'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 등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을 주제로 강의한 임정아 목사(감신대)는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한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임 목사는 정신질환을 '의학적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신질환은 암이나 당뇨병 같은 의학적 질병"이라며 "누구라도 언제든지 걸릴 수 있는 것이며, 환우의 나약함이나 부모의 잘못 때문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질환을 가진 환우들은 전문상담사와 의사에게 의뢰해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며 "잘못된 정보와 이해로 섣불리 접근하면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까지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칠 수 있다. 이점에 관해 목회자들은 반드시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교인들에게도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인성장연구소 대표 강하룡 목사도 "정신질환은 병이지 죄가 아니다"면서 "불신앙의 증거로 정죄하지 말고, 교회 안의 올바른 정신질환에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세미나에 앞서 '치료'를 위한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상담'을 위한 한국목회상담협회, 정신장애 '환우'들을 위한 (사)좋은의자, '자살예방'을 위한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를 '교육'하기 위한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는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목회자와 성도들의 마음 돌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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