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싱글 품을 준비 됐나?

교회, 싱글 품을 준비 됐나?

제108회기 사회복지현안세미나 '1인가구,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사역방안'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3월 03일(일) 11:23
2023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1인 세대수는 993만5600세대로 전체의 41.55%를 차지했다.
'1인 가구 1000만 시대'를 목전에 앞두고 '싱글세대' 선교를 위한 교회의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김의식) 사회봉사부 산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천정명)는 지난 2월 29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108회기 사회복지현안세미나 '1인가구,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사역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1인 가구 급증에 대한 원인과 세대별로 다른 정책을 제시했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1월 발표한 '2023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1인 세대수는 993만5600세대로 전체의 41.55%를 차지했다. 10가구 중 4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는 2020년 처음 900만 세대를 돌파한 후 21년 946만1695명, 22년 972만4256명으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더이상 '특별한' 현상이 아닌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늘어나는 싱글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는 교회가 마주한 가장 큰 난제다.

이날 '1인가구의 증가와 시대적 소명'을 주제로 발표한 탁영철 목사(뉴젠아카데미 대표)는 가정이나 배우자에게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싱글 기간 앞장서서 교회의 선교와 사역, 봉사에 앞장서는 존재가 되도록 돕는 '싱글 미니스트리'를 강조했다. 싱글 미니스트리는 싱글에 대한 성경의 개념을 정리하고, 싱글들에게 위로와 도전을 주며 사명감을 갖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싱글 사역은 코람데오 운동으로 '하나님과 독대할 줄 아는 크리스찬이 되어 복음의 동역자로 살게 돕는 것'이 목적이다.

탁 목사는 "1980년대 후반 미국의 교회에서 싱글사역이 새로운 전문 사역 영역으로 탄생했다"면서 "미국의 기독교잡지 아웃리치가 매년 부흥하는 100개 교회를 조사한 결과 부흥하는 교회의 성장률은 평균 30%에 육박하며, 부흥하는 교회와 그렇지 않은 교회의 결정적인 차이는 싱글사역의 존재 유무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싱글들이 교회의 각종 모임에 참석하고 행사와 선교의 주축이 되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교회의 문화를 더욱 생기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탁 목사는 "선입견이 강한 한국사회와 교회 고유의 문화적 특성으로 싱글들은 교회의 주요 구성원에서 주변인으로 전락하거나 아예 출석을 포기한다"면서 "싱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아무런 대책이 논의되지 않으면 교인의 단순 감소보다 일꾼이 사라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인, 중장년층, 청년, 여성 등 세대별로 다른 1인 가구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교회의 사역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1인가구 교회사역 적용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류재룡 목사(유성구노인복지관 관장)는 교인이나 부서가 1인 가구 결연을 맺고 필요한 서비스(말벗, 가사 관리, 건강 체크, 심부름, 청소, 빨래 등)를 제공하는 교회 행사에 초청하는 '뉴패밀리운동'이나 교회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해 '굿모닝 카페'을 운영하며 1인 가구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을 챙기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필요한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며 친밀감을 높이는 '공유부엌', 노인과 청년이 서로 집을공유하며 세대공감을 나누는 '세대간 공간공유' 등이 관심을 모았다.

한편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현안과 국가정책'을 주제로 강연한 박민선 이사장(사단법인 오픈도어)은 "1인 가구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정책과 대안은 아직 미흡하다"면서 "특히 사회적 연결망이 취약한 5060 중장년층과 1인 여성 가구의 치안, 불안정한 주거 문제에 대해 교회가 주목하고 교회의 충분한 자원을 활용하면서 사회에 건강한 공동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