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교회 설날에도 전도 열정 높아

과거 한국교회 설날에도 전도 열정 높아

본보 디지털 아카이브 ... 한국교회 활발했던 '설날 전도' 확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2월 05일(월) 13:43
최근 한국교회는 매년 설마다 고향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하도록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을 벌이고, 쪽방촌에 선물 전달하며 외국인을 초청해 위로행사를 여는 등 주로 봉사활동에 집중하지만 이전 교회들은 봉사활동 이외에도 전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본보 디지털 아카이브에는 과거 교회가 설날에 진행했던 여러 전도활동들에 대한 기사가 보존되어 있어 이와 같은 면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1954년 3월 15일자 '악대(樂隊)에 맞추어 전도(傳道)' 제하의 기사에서는 '구정(예전의 설날 명칭)' 초를 기해 서남지방종합청년면려회가 화원면, 월배면, 옥포면, 다산면 등에서 나팔대와 함께 4일간에 걸쳐 노방전도 및 야간전도, 새벽기도를 진행해 결신자 70명을 얻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1965년 2월 13일자에는 경동노회 산하 70세 가량의 장로들로 구성된 '의무전도회'가 월성군 산내면에서 극빈자 50세대를 대상으로 5천 원을 전달한 기사가 있어 눈에 띈다. 이 기사에서는 "깊은 산중 산상을 개간하여 감자, 고구마, 무, 산두베, 조 등을 생산하여 생활하던 중 작년에는 심한 가뭄과 태풍으로 흉년을 만나 굶주리는 교인들에게 일금 5천 원을 의무전도회에 기탁"했다며 "의무전도회에서는 백미를 구입하여 굶주리는 교인들에게 나누어주어 설날(구정)에 흰쌀밥을 먹게 하여 감격에 넘친다한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보도 중에는 이태원 제일교회 고등부 학생들이 설날에 구두닦이 소년 8명을 초대해 떡국을 대접하고 대화를 나눈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구두닦이 소년들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공책을 가져와 선물했으며, 고등부 학생들은 이를 고아원에 전달했다는 훈훈한 미담이 그 내용이다.

현재 본보에 '굿뉴스 군뉴스'면에서 군 선교 관련 뉴스가 있었던 것처럼 1960년대에도 본보는 군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하곤 했다.

지난 1966년 2월 26일자에서는 청룡부대 부대장 이봉출 준장이 군종 참모 신양섭 군목과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해 물품을 지원한 뉴스가 보도됐다. 당시 기사에는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청룡부대장 이봉출 준장은 전투임무 수행에 분주한 중에도 군종 참모 신양섭 군목을 대동하고 지난 1월 21에는 투이○아 시내에 있는 락탄 고아원을 방문하고 119명의 고아와 42명의 양노원 식구들을 위로 격려하며 쌀 1200킬로와 아동복 150착 통조림 650개와 많은 의약품을 전달하여 주었고 월남 피란민들에게도 많은 구호물자를 제공하여주었으며 한편 자매 결연을 맺은 몬타고드 족에게는 구정에 많은 선물을 가지고 가서 직접 골고루 분배하여 주는 등 많은 구호물과 선물을 주며 한월찬선에 도모하고 있어 월담 국민들은 그 어느 나라 군인보다도 다이한(한국군) 넘버원이라고 버릇처럼 외친다 한다."

1973년 2월 10일에는 빈민선교로 유명했던 활빈교회가 2월 집중 전도운동을 펼친 기사가 '속보'로 보도돼 눈길을 모은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김진홍 전도사(당시)가 시무했던 활빈교회는 평신도 중 전도요원 16명을 선발해 10일간의 개인전도운동을 시킨 뒤 4개 조로 편성해 각 지역에 합숙하면서 가정을 방문 전도했다.

활빈교회의 전도 결과는 당시에도 교계 내 화제가 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기사에서는 "전도 기간중 구정일엔 한박수씨(남자무당)가 전도요원의 전도를 받고 자기의 굿하는 모든 기구를 불사른 뒤 다음날인 2월 첫 주부터 교회에 나오게 되어 온 교인이 환영했다"고 보도했으며, 이외에도 "지역 내의 창가학회 교인 8명이 개종케 되었다. 지난 28일엔 도박관에 전도요원이 들어가 복음을 이야기하게 되어 도박판이 깨지고 종교토론장이 되어 그 중 2명이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는 대목도 당시 기독교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1990년 2월 10일 신문에서는 남선교회 서울북노회연합회가 설날 연휴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의료선교를 진행한 뉴스를 보도했다. 당시 회장이었던 양운국 장로와 의사인 이연호 박사, 교정사인 채회담 집사를 비롯한 12명이 자비로 해외선교에 참여해 내과 외과 부인과 등 5백80여 명을 진료한 것을 게재했다. 이 연합회는 무료진료 뿐 아니라 집회를 통해 복음을 전하기도 했다.

각 교회마다 '전도'가 예전만큼 강조되지 않고 있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과거의 기록을 통해 반성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