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지는 반가운 한글 편지 같은 신문"

"기다려지는 반가운 한글 편지 같은 신문"

[ 창간 78주년 특집 ] 해외에서 한국기독공보 보는 선교사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1월 08일(월) 03:16
해외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접하는 한국기독공보는 더욱 특별하다. 사진은 왼쪽부터 송의광, 허승우, 한상훈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본보를 보는 모습.
해외 선교사들에게 한국기독공보는 반가운 편지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간 받아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고, 현지의 열악한 우편시스템 상황으로 몇 주치를 한꺼번에 몰아서 받는 일도 있지만 한글로 된, 더군다나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의 소식이 담긴 한국기독공보는 기다리던 반가운 편지와도 같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10부 한꺼번에 받는 상황이지만 감사·반가움 느껴

에티오피아 송의광 선교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사역하는 송의광 선교사는 본보의 오랜 독자다. 송 선교사는 오랜 기간동안 영은교회가 후원해 주었고, 현재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후원 본보를 받아보고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송 선교사는 "아프리카에 사는 우리에게는 한국기독공보가 두세 달에 한 번씩 몰아서 배달된다"며 "10부, 15부 이렇게 전달되다 보니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한국어로 인쇄된 신문을 볼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라며 "한국교회의 형편도 뒤늦게나마 이해할 수 있는 점도 참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창기에 한국기독공보를 받아보았던 때에는 거의 모든 기사를 다 읽고, 광고도 자세히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한국과의 소통이 여러 방법으로 신속하게 진행되다보니 신문을 자세히 읽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문을 받을 때는 기쁨이 있다"며 "선교 현장에 있는 많은 선교사들이 한국기독공보를 받아보고 한국교회의 형편도 이해할 수 있고, 서로 소통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송 선교사는 "한국기독공보를 만들고 보내는 많은 분들의 수고에도 감사 드린다"며 "여러분의 수고로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에게는 큰 위로와 기쁨이 전해진다"고 인사했다.



#낯설음과 익숙함, 그리고 낯설음 사이에서

독일 허승우 선교사



독일 허승우 선교사는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며 주님의 복음을 전하면서 가장 먼저 당황스러운 만남은 언어"라며 "너무나 익숙했던 한글과 한국말이 사라지고 낯선 언어 앞에 벽처럼 다가오는 낯설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 낯설음이 익숙해지면 반대로 고국의 삶과 변화들이 낯설어진다"고 선교사들이 겪는 현실을 토로했다.

허 선교사는 "28년 전 독일에 왔을 때 수 만 권의 신학책들에 둘러 쌓인 도서관에 앉아 처음 느꼈던 외로움과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친구와 같았던 한글책들이었다"며 "2년 후 한인 목회를 시작한 1997년 독일의 인터넷은 마치 원시 시대의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고국의 일상적인 소식들과의 단절이었다"라고 회고했다.

허 선교사는 독일에서 1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본보 구독을 후원 받아 한글을 매주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유럽선교사회를 기도로 섬겨준 여전도회전국연합회에서 유럽선교사들에게 매주 기독공보를 보내준 것. 헌 선교사는 그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비록 2주 늦은 도착이지만 온라인 신문의 민첩함과는 완전히 다른, 오랫 동안 함께 해 온 목회 선교 동역자를 만나는 것 같은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체통에서 한국기독공보를 만날 때마다 멀리 4만 리나 떨어져 있는 사랑하는 고국 교회와 친구들이 방문해 주는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며 "10여 년 넘게 독일에서 매주 한국기독공보를 보는 경험은 고국 교회의 사랑과 격려의 편지를 받는 것처럼 뭉클하고 고마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허 선교사는 "작은 모퉁이 글들에 감동하며 밑단 청빙 광고를 통해 교회들의 세대 교체 소식도 예사롭지 않게 읽게 된다"며 "전통이 되어 버린 늙은 유럽교회들과 다르게 건강하고 든든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새롭게 세워져 가는 고국교회들의 생생한 컬러 사진들을 보는 것은 큰 감사와 기쁨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허 선교사는 유럽에 있지만 본보의 세계선교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역으로 유럽의 선교 상황을 배우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기독공보는 자칫 내가 누구인가를 잊고 선교 현장에서 익숙해져 있을 때 나의 정체성을 깨우는 본부에서 내려 오는 은밀한 암호 같기도 하다"며 "오늘도 날씨만 추운 것이 아닌 독일에서 따뜻하고 편안하고 익숙한 말과 글이 고국의 종이에 담긴 한국기독공보를 기다린다. 더불어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사랑과 기자들의 열정과 섬김에 감사 드린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국에 대한 향수, 신문으로 대리만족

부룬디 한상훈 선교사



부룬디 한상훈 선교사는 "한국인의 발걸음이 드문 아프리카 부룬디에 있다 보면 고국의 소식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며 "요즘과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언제든지 스마트폰을 몇 번 두드리기만 하면 한국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겠지만, 신문지 종이에 검정 잉크로 적힌 기사를 손으로 만지며 읽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파송 당시 한국인이 거의 없었던 부룬디에 우리 가정이 정착을 한 뒤 얼마 안 되어 한국기독공보에서 신문을 부룬디로 보내주기 시작했다"며 "제가 고국에서 몸 담고 있었던 교단의 소식들, 때때로 아는 분들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나오는 기사를 한국기독공보를 통해 읽으면서 고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곤 했다"고 전했다.

한상훈 선교사는 코로나로 인해 우편이 중단되고, 우편 시스템이 복원된 후에도 부룬디에서는 우편물 배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아직까지 한국기독공보 실물을 부룬디에서 받아 보지 못하고 있다.

한 선교사는 "온라인으로라도 한국기독공보를 읽으며 한국 교회 소식을 접하고 함께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기독공보가 지금처럼 귀한 사역을 잘 감당해 주시길 응원하며 부룬디에서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기자와 연락이 닿은 선교사 중에는 주후원 교회가 없어 지출을 줄이는 중에 본보의 구독이 부담이 되어 중단해 아쉽다는 이들도 있었다. 본보는 해외 선교사와 시골의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에게 한국기독공보 보내기 운동을 계속해서 전개하고 있다. 한국기독공보를 선교사나 시골의 목회자에게 보내기 원하는 이들은 본보 구독 담당 직원에게 후원을 신청하면 된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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