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세계 질서와 회복 위해 기도해야"

"기독교인, 세계 질서와 회복 위해 기도해야"

온누리교회·한반도평화포럼, '핵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주제 특별포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12월 01일(금) 09:51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해 '기독교인들은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일에 일조하며, 이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북한 및 국제관계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와 눈길을 모은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시무)와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조동준)은 지난 11월 30일 온누리교회에서 '핵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기독교적 시각에서 국제정세와 핵 확산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국제질서 변화와 핵확산:기독교 세계관'을 주제로 발제한 박원곤 교수(이화여대 북한학과)는 "북한은 국제질서가 변화되고 핵확산을 막는 기존 체제가 흔들리는 것이 자신들에게 기회라고 생각하며, 강대국의 갈등을 틈타 국제사회에 집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 체제의 질서를 회복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해야만 북한이 핵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차단하고, 핵확산을 막을 수 있다. 기독교인들도 이 질서가 유지되도록 기도하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제질서 변화와 핵확산:기독교 세계관'을 주제로 발제한 박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평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1945년 이후 구축된 유엔 체제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핵만 인정하고 핵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형성된 질서인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서 핵 사용에 대한 위협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1968년 체결된 핵확산 금지조약을 흔드는 것이므로 한국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의 원칙을 향해 나가고 대응하며, 이에 걸맞는 책임과 비용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포의 균형 되돌아보기: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발제한 정성철 교수(명지대 정치외교학과)는 지난 30년간의 대북 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것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전쟁이 없는 한반도가 평화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핵과 평화에 대한 것을 돌아보며 '평화로운 한반도'를 지향해야 한다"며 "전쟁이 없는 한반도가 반드시 평화로운 것은 아니며, 평화롭다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닌만큼 이 둘을 다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최근에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민주주의 위기론이 급상승하며 국제 질서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핵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한 생존 담론을 넘어 한반도를 아우르는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회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여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무기에 대한 기독교내 주요 관점'을 주제로 발제한 조동준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과)는 "'전략폭격'이란 후방에 있는 시민들의 전쟁에 대한 의지를 꺾고 물자가 전방으로 보급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현대 전쟁은 최전선에서의 싸움으로만 승패가 판가름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장 강력한 전략폭격의 끝판왕이 핵무기라는 점에서 북한이 핵을 가지려고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일부 기독교인은 핵무기가 악의 세력을 섬멸하기 위해 효과적인 무기라고 주장하는데 성전의 수단으로서의 핵무기는 핵을 가진 나라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내가 속한 공동체가 하나님의 나라인가, 이웃사랑의 계명과 핵무기가 과연 부합할까 등을 고민하며, 구원이 하나님 나라의 도래라면, 기독교인은 세상을 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발제 후 토론에 참여한 임은정 교수(공주대 국제학부)는 "원칙이 흔들리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세계 국가들은 나머지 세계에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반성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작은 가자지구 하나 점령하는 것에도 애를 먹는데 북한을 물리적으로 점령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 기독교인들은 웃는 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사람들과 함께 울어야 한다는 말씀처럼 북한 주민들의 아픔에 대해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호 센터장(KDB산업은행 개발금융연구센터 센터장)은 "1800년대 영국 산업혁명이 시작될 때 방직기계를 파괴하며 저항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핵에너지를 어떻게 유용하게, 안전하게 쓸 것인가, 핵무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선한 청지기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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