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거룩과 섭리

[ 여전도회 ] 제36회 72연합회 각 부서 연수회 특강 ①

한국기독공보
2022년 06월 17일(금) 13:41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36회 72연합회 각 부서 연수회에서 특강한 김영원 교수.
지난 14일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36회 72연합회 각 부서 연수회에서 특강한 김영원 교수(장신대)의 강의를 요약·게재한다. <편집자 주>


신앙은 하나님을 알아가고 경험하고 닮아가는 과정이고, 이를 통해 우리가 변화하는 과정이다. 하나님의 여러 속성 중 거룩함(holiness)과, 그 거룩함이 하나님의 섭리하심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함께 생각해보자.

거룩함은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무한하고 영원한 존재이신 하나님을 유한한 인간이 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는 이유는 노력이나 능력 덕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경과 역사와 자연을 통해 스스로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신다. 이것을 우리는 계시라고 한다.

하나님의 속성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랑(Agape, amor)일 것이다. 사랑의 하나님은 동시에 거룩한 하나님이시기도 하다. '거룩하다'는 히브리어는 '카도슈' 그리고 헬라어는 '하기오스'를 번역한 말이다. 원뜻은 분리되었다는 의미인데, 하나님은 우리와 완전히 구분되시고 흠결 없으신 절대 타자라는 의미다.

거룩하심은 하나님의 완전히 구분되심과 절대적인 타자이심을 강조하는 속성으로서 인간과 공유되지 않는 비공유적 속성에 속한다. 그럼에도 성경 말씀은 우리도 하나님과 같이 거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우리가 거룩하신 하나님을 닮아가야 한다는 의미 즉, 죄악을 벗어나 선한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섭리'란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우주를 다스리는 일을 의미한다. 김진혁에 따르면 섭리의 첫 번째 의미는 '유지'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신 후에 그냥 내버려 두시지 않고 이 세상이 법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유지하신다. 두 번째는 '인도'이다. 이 세계는 의미 없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목적을 갖고 나아간다. 세 번째 의미는 '참여'이다. 하나님께선 세상을 목적에 따라 인도하시기 위해 이 세상의 역사에 참여하신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섭리와 사랑이 만나는 지점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님께선 분명 절대 타자로서 거룩하시고 구분되는 동시에, 섭리하시는 분으로서 이 세상을 유지하시고 인도하시며 세상의 여러 일에 참여하신다. 하나님은 거룩하시지만 동시에 사랑이시기에 우리를 향해 다가오신다.

많은 신자가 하나님의 섭리를 기계적으로 이해한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결정하시고 섭리하신다는 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분명 성경이 증언하는 진리이다. 그러나 동시에 성경과 신학은 인간의 자유를 증언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선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유의지를 주셨다. 이는 인간을 시험하기 위해 주신 능력이 아니다. 하나님은 삼위일체이신 자신의 형상을 따라 우리를 사랑하도록 창조하셨다. 자유의지를 주신 것은 우리를 향한 더 큰 사랑의 표현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길은 무조건적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기계적인 삶이 아니다. 하나님께선 능동적으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는 자유로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 나아가신다.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을 거룩하게 하여 죄악에서 자유롭게 하며, 이 자유 안에서 마음껏 사랑하도록 하려는 사랑의 역사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자유는 모순되지 않는다.

김영원 교수 / 장신대 조직신학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36회 72연합회 각 부서 연수회에서 특강한 김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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