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인간 중심적 관점 벗어나야"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HTSN 국제 온라인 세미나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3년 10월 29일(일) 19:17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이 지난 27일 줌에서 '생태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주제로 국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작년 11월에 열린 국제컨퍼런스.
최근 기후위기 문제가 과학을 넘어 사회·정치·경제가 얽힌 복합적 문제의 양상을 띠며 사회적 합의를 위한 담론 형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신학계에서는 생태신학이 그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생태신학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 HTSN(Human-Technology-Symbiosis Network, 대표:김은혜)은 지난 27일 줌에서 '생태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주제로 국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친환경 정책에 대한 제1세계 국가들과 제3세계 국가들 간의 입장 차이 등 기후위기 문제의 복잡성을 조명하는 한편, 인간 중심으로 기후문제에 접근하는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구를 능동적 객체로 인식할 것을 제안하고, 생태신학적 관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캐서린 켈러(Catherine Keller, 미국 드류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는 '지구는 물화(物化)한다: 세대, 동기부여, 생태문명(Earth Matters: Generation, Motivation, Ecocivilization)'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지구를 주체성을 결여한 존재로 보는 근대 유물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활동성을 가진 존재로 볼 것을 제안하고, 이러한 관점이 세대(generation), 동기부여(motivation), 생태 문명(ecocivilization)의 측면에서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를 성찰했다.

켈러 교수는 생명을 가진 유기체적 존재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존재들도 능동성을 가진 존재로 봤다. 이 관점에 따르면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단순히 인간의 개발에 의한 지구의 수동적 반응이 아니라, 행위주체성에 근거한 지구의 능동적 반응이다. 그는 이러한 관점이 우리로 하여금 동료 피조물로서 지구와 조화를 이루게 하고, 평화와 협력을 통한 전 세계적 연대로 건강한 생태문명을 이루게 하는 동기가 된다고 봤다.

한편, '기후위기 시대의 생태사유-탈식민적 생태비평과 초객체 이론 그리고 생태신학적 함의'를 주제로 발제한 이성호 교수(배재대학교)는 생태정의와 사회정의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동시적 실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최근에 융합적 인문학 분야로 대두된 탈식민적 생태비평과 초객체 이론을 분석하고, 생태신학적 함의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신학자들이 인간 및 동료 피조물의 고통의 원인으로 식민주의의 영향사를 새롭게 고려할 것과 피조물들을 능동성, 자율성, 독립성을 가진 객체로 전제하는 것으로 생태신학을 재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성신 교수(한양대학교)가 '뇌결정론에 대한 신경과학자의 관점'을 주제로 뇌과학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의 과정과 결과, 연구 동향 등에 대해 발제했다.


김동현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