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정예배 드리는 날을 꿈꾸며

[ 목양칼럼 ]

정준 목사
2023년 10월 10일(화) 17:12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필자는 청소년 시절부터 외가쪽 친척들과 매년 여름 외할머니를 모시고 휴가를 보냈다. 10가정 정도가 텐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같이 게임도 하고, 어울려 다닌 덕분에 사촌들과도 모두 친하게 지냈다.

어느날 월간지 리더스다이제스트를 읽다가 가족신문을 만드는 가정에 대한 기사를 보고 필자 중심으로 가족신문을 만들기를 시작했는데, 1995년부터 15년 동안 매월 가족신문을 발행했다. 덕분에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만나지 못하는 경우에도 매월 가족신문을 통해 함께 있는 것같은 기쁨을 누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가족과 가정에 대해 애착이 많았고, 결혼하면서시작한 가정예배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석사, 박사과정에서 모두 가정예배에 대한 논문을 쓰게 됐다. 교회에 부임해서도 당연히 가정예배를 목회의 중점으로 여기며 강조했다. 가정예배 세미나를 통해서 가정예배에 대한 중요성, 필요성을 각인시키고, 혼자서도 드릴 수 있고, 부부가 드릴 수도 있고, 자녀와 함께 드릴 수 있도록 매주 가정예배지를 직접 만들어 배포했다.

가정예배 순서지는 시작기도, 찬송, 성경읽기, 본문요약, 본문과 관련된 주제나눔, 마무리기도 순인데 모두 한 장에 넣어서 언제 어디서든 예배드릴 수 있게 제작했다. 특히 관심을 두었던 부분은 본문과 관련된 주제나눔이었다. 가족들이 모두 바쁘고, 만나서 대화하기 힘든 시대이기에, 가정예배를 통해서만이라도 한 자리에 마주 앉아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하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는데 교인들의 반응이 좋았다.

"온 가족이 모여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고, 매주 자녀들과 예수님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며 개인의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어 좋고 때로는 도전을 받기도 합니다", "걱정이나 기쁨 등 평상시에는 나누기 부끄러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어떻게든 가정예배를 열심히 드리게 하고, 더 많은 가정이 가정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가정예배 세미나, 가정예배 릴레이, 가정예배 온라인 밴드에 인증샷 올리기, 가정예배 설교, 가정예배에 대한 연극, 가정예배 개근가정 시상, 가정예배 4행시 짓기 등을 실시했고, 매주 가정예배를 드린 가정의 명단을 게시판에 게시했다.

가정예배를 드린 가정 명단을 매주 게시하는데 명단을 보면 혼자 가정예배를 드리는 분도 있고, 부부가 드리는 가정도 있고, 자녀와 함께 드리는 가정 있고, 3대가 함께 드리는 가정도 있었다. 하나님이 가장 먼저 만드신 기관이 가정이고, 부부이며, 하나님은 모든 가정이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며, 하나님과 가까이 하기를 원하신다.

아버지는 아버지 대로, 어머니는 어머니 대로, 자녀는 자녀 대로 각자 바쁘게 살아가며 함께 할 시간이 없고, 대화가 없는 이 시대야말로 가정예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내가 꿈꾸는 것은 모든 가정이 가정예배를 드리고, 또 그렇게 소문이 나서 선한 영향력이 전해지는 것이다.

정준 목사 / 망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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