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업적보다 본질 붙잡기 위해 노력"

제107회기 총회장 이순창 목사 이임 대담

한국기독공보
2023년 09월 15일(금) 09:17
제107회기 총회장 이순창 목사 이임 대담

일시 : 2023년 9월 5일

장소 : 총회장실

진행 : 김성진 편집국장

정리 : 표현모 부장, 사진: 임성국 차장





편집국장: 제107회기 총회 주제인 '복음의 사람, 예배자로 살게 하소서'에 맞춰 한 회기를 가장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먼저 총회장으로서 본 교단과 한국교회를 이끄시면서 느끼셨던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이순창 총회장: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지나면서 지금 우리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가장 본질적이며 중요한 주제는 바로 '예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107회 총회의 주제를 "복음의 사람, 예배자로 살게 하소서"(시 50:5, 롬 12:1)라고 정했고, 다시 교회로, 다시 예배로 모이기에 힘썼습니다. 이것은 결코 총회장 한 사람의 힘과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부족한 저를 도와 함께 섬겨주었던 총회와 한국교회의 모든 동역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제107회기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크고 놀라웠습니다. 무엇보다도 거룩한 믿음의 역사와 전통을 지켜나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서 부족한 제가 제107회 총회장으로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경북 예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어린 소년을 한국교회의 지도자로 세워주시고 여기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편집국장: '전도와 부흥'에 열정을 쏟으셨던 총회장께서는 특별위원회로 총회전도부흥위원회를 조직하고 전국 노회와 교회를 대상으로 전도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총회 역사상 처음으로 전도운동 결과에 대한 시상식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총회장께서 이번 회기에 전도에 열정을 쏟으셨던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저는 우리 교단을 시작으로 한국교회가 예배 중심의 신앙과 전도의 열정을 회복하고, 새로운 영적 부흥의 은혜와 축복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예배로, 다시 교회로 성도님들이 모일 수 있도록 제107회 총회 안에 '전도부흥위원회'를 신설하고, 전국 69개 노회가 함께 하는 전도부흥운동을 개최했습니다. 이를 통하여 위축되었던 교단 산하 교회들의 마음을 독려하고, 부흥 성장을 위한 전도의 열정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전진하는 믿음으로 새로운 영적 부흥을 사모해야 하겠습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는 일이 바로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꿈과 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믿습니다. 총회를 중심으로 전국 69개 노회가 한 마음으로 일어난다면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반드시 우리 가운데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편집국장: 올해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총회장께서는 긴급 목회서신을 발표하고 희생자와 피해자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또한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모금을 실시해 역대 최고의 구호금을 모금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튀르키예 현지를 방문해 'PCK 마을' 조성과 '한국 마을' 설치 등 중장기 계획도 확인하셨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겪었던 감회와 함께 앞으로 총회가 튀르키예를 지원할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총회장: 저는 앞서 지진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살펴보면서 무너진 건물과 함께 삶의 희망마저 부서져 버린 현실 앞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진이 발생한 직후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진행되어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돕기 캠페인'에 우리 교단 산하 모든 교회들이 눈물로 기도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깊이 뜨거운 감동과 은혜를 받았습니다. 마침내 역대 최고의 구호금이 모금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저는 예장 통합 교단의 영적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우리 교단 산하 모든 교회와 성도님들이 참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에 힘입어 총회는 튀르키예 이재민들의 안정된 생활과 지역사회의 재건을 위한 중장기 복구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에 이재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하여 'PCK마을'과 '한국마을'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급하게 대도시로 이주한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이재민(난민) 선교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내외 에큐메니컬 기관과도 연대해 어린이와 여성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지원을 확대하기 위하여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107회기 이후로도 끝까지 많은 관심과 기도로 총회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집국장: 총회장께서는 에큐메니컬 선교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임기 중에 CWM 본부와 CCA 본부를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세계교회 속에서 위상이 점차 높아가고 있는 우리 총회가 앞으로 나아갈 바람직한 에큐메니컬 선교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총회장: 저는 짧은 임기 동안에 할 수 있는 대로 세계교회와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 일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와 세계선교협의회(CWM) 등을 방문하여 에큐메니칼 선교 협력과 아시아교회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고하게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러한 만남과 논의를 계속 진행하여 우리 교단이 건강하고 균형잡힌 신학과 신앙으로 '나'와 '너'를 초월하여 '우리'의 마음으로 세계교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교단을 비롯하여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향한 시선을 바르게 해야 하겠습니다. '끌고 가는' 선교가 아니라 '함께 가는' 선교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선교지와 교회 현장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구체적인 지원으로 도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더 이상 지나간 한 때의 경험에 의존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새롭게 서로를 인식하며 동역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앞서가는 정책과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하여 이전보다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협력이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



편집국장: 본 교단 소속 NCCK 총무가 사임하면서 한동안 후임 총무 인선을 두고 혼선을 빚었습니다. 다행히도 본 교단 소속 인사가 NCCK 후임 총무로 선출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이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경험하면서 총회장께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회 연합운동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총회장: 저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언제 어디서나 위로자로, 화평케 하는 자로 쓰임 받았던 바나바를 특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도 바나바처럼 불협화음이 있는 곳에서 조화를 이루며 언제나 하나님의 평화의 도구로 아름답고 복되게 쓰임 받기를 원하는 마음입니다. 흔히 '싸우지만 않아도 부흥한다'는 말처럼, 한국교회가 화목하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하여 먼저 낮은 자세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바나바의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앞서 전임 총무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NCCK와 소속 회원 교단들에게 혼란을 드리게 되었던 것을 파송 교단 대표로서 다시 한 번 짐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롭게 선출된 김종생 총무님을 중심으로 NCCK가 바람직한 교회 연합운동의 선구자로 한국교회를 품어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4년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NCCK가 다양한 계층의 소리를 경청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에큐메니칼의 가치와 정신을 구현하며 교회 연합운동의 아름다운 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국장: 총회장을 이임하시면서 한 회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일과 아쉬운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지난 제107회기 동안 한국교회가 한 영혼을 향한 전도의 열정을 회복하고 새로운 부흥의 초석을 마련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교단 안에 전국 69개 노회와 9476개 교회가 함께 참여하는 전도부흥운동을 전개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은혜로 괄목할 만한 열매를 맺었고, 우리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가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영적 대각성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덧붙여 기독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장을 만들어 그들을 응원했고, 나아가 전쟁과 자연재해로 아파하는 지구촌의 이웃들을 찾아가 위로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저는 지난 1년 동안 당장에 가시적인 업적에 쫓기지 않고, 우리 신앙의 본질을 붙잡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작은 자들의 벗이 되고자 먼저 낮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총회장 한 사람이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단 총회가 빛나고, 우리 한국교회가 칭찬받고 건강해지기를 바랬습니다. 인간적으로 아쉬운 순간도 있었겠지만,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하루하루에 충성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저 제107회기 동안 눈동자와 같이 보호하여 주시고, 선한 목자가 되어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와 찬송만 가득합니다.



편집국장: 마지막으로 총회 산하 전국교회 성도들에게 인사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총회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교단 69개 노회와 9476개 교회의 성도 여러분, 임마누엘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항상 충만하시기를 축복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저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목사 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을 받는 것이 너무나 기쁘고, 날마다 생명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제107회 총회장으로서의 임기는 끝나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더 큰 섬김과 헌신으로 하나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한국교회가 벽을 높이 세우기보다는 오히려 벽을 허물고 더 넓은 이해와 포용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영적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예수 십자가 복음으로 세상을 치유하며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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