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타이밍

[ Y칼럼 ]

금우빈 청년
2023년 08월 30일(수) 02:14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쯤, 내가 거주하는 시에서 주최하는 청년 사회자 모집공고가 올라왔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나에게 좋은 경험과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포트폴리오 영상 면접에 합격한 뒤 최종 면접까지 간 나는 담담한 척했지만, 한껏 기대에 부풀린 마음은 숨기기 힘들었다.

최종 면접 며칠 전부터 이것저것 사회자 콘셉트에 걸맞은 넥타이도 여러 개 구매했다. 직접 큐카드도 준비하고, 카메라 테스트도 열심히 연습하면서 마음가짐 자체는 이미 청년 사회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최종 면접을 본 이후에는 '면접도 잘 봤고 기도도 열심히 했는데 내가 설마 안 붙겠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자로 온 통보는 '최종 불합격'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많은 실망을 하였고 본가에 내려가서 어머니 앞에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는 언제나 그러하듯 나를 위로해주시면서 "어떤 사람이나 실패를 경험한다. 실패로부터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아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말씀해주신 어머니가 지금은 정말 감사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사실 그런 말이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어려운 마음으로 주일 청년부 예배에 갔을 때 실망했던 나의 마음을 바로 다잡고 반성하는 설교내용을 듣게 됐다. "나를 중심으로 어떠한 것을 잡는다고 해서 남는 것이 있겠는가?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반석 위에 살며 인생의 회심을 경험해야 한다"는 설교내용이었다. 나는 하나님께 기도하였지만, 나의 명예와 성공을 위해서만 기도했던 것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타이밍은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좌절과 실패에만 얽매여 감사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설교 후 기도를 하면서 정말 많은 반성과 눈물을 흘리게 됐다.

빌립보서 3장 13~14절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말씀이 있듯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실패를 겪은 이후에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분의 계획에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롭게 계시하시는 삶의 목적과 예비하신 길을 받아들이며 열정을 가진다면 하나님의 타이밍으로 큰일들을 도모하실 것을 믿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금우빈 청년 / 대전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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