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뒤덮은 노란 물결 "해양투기 막아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기도회 및 노란 우산 시위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3년 08월 21일(월) 07:23
시위 참가자들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대의 선두를 이끌고 있는 풍물패.
주일 오후, 가을은 아직 멀었음에도 광화문이 노랗게 물들었다. 때이른 단풍의 주인공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노란 우산 시위대였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한국교회연대(이하 한국교회연대)는 지난 20일 향린교회(김희헌 목사 시무)에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기도회'를 가지고, 노란 우산을 들고 향린교회부터 일본 대사관 앞까지 행진하는 '노란 우산 시위'를 벌였다.

300여 명의 시위대는 '핵 오염수 투기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우산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날 시위는 풍물패가 선두를 이끌었으며, 향린교회에서 출발해 광화문 광장을 거쳐 일본 대사관 앞까지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일본 대사관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성요한 신부가 작사·작곡한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 반대'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연신 외쳤다.

행진하는 참가자들.
갑작스럽게 광화문 광장에 나타난 풍물패와 노란 물결에 지나가던 시민과 관광객들은 걸음을 멈추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어떤 관광객은 시위참가자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물으며 잠시 시위대 속으로 들어와 함께 행진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광화문 광장을 거쳐 일본 대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시위에 앞서 진행된 기도회.
올해 환갑의 나이로 시위에 참여한 오백균 씨는 "핵 폐수 방류는 당장 우리 세대의 일이기도 하지만 미래세대에게 더 큰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기성세대로써 미래세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참가 동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문제가 한국에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시민연대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부끄러움이 많아 나오고 싶지만 망설이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더 많은 이들이 연대해서 핵 폐수 방류를 막아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한편 이날 가두시위에 앞서 진행된 기도회에서는 박상훈 목사(산본중앙교회)가 '바다의 주인 앞에 무릎 꿇으라!' 제하로 설교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명에 가장 치명적인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려고 한다"며 "이것은 바다의 생명을 파괴하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일을 벌이는 자들은 "돈으로 더 큰 힘을 얻어서 하나님이 되고 싶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멸망을 자초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인류가 지금 멸망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박 목사는 "이런 때에 하나님의 백성 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예언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예언이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소리 질러야 하고, 막아서야 하고, 온 몸을 불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야 비로소 세상이 하나님을 인정하고 멸망의 길에서 돌이킬 것"이라며 "이 일에 함께 전심전력하자"고 회중을 격려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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