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을 찾아가는 가을 여행!

이수갑 목사
2023년 08월 14일(월) 08:07
세인(世人)의 존경을 받는 스승에게 그 나라의 왕이 찾아왔다. 왕은 스승에게 선물을 하나 주었는데, 그것은 참으로 귀한 가위였다. 그런데 스승은 그 가위를 집어 한참이나 보더니 다시 왕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폐하, 참으로 아름다운 가위입니다.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신 것에 대단히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제게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만약 폐하께서 저에게 선물을 주신다면 가위보다 바늘을 주신다면 그것이 더 낫겠습니다. 왜냐하면 가위는 무엇이던 잘라내고 두 쪽으로 가르는 것이지만, 바늘은 꿰매는 것이고 하나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랑을 가르치는 사람이며, 사랑은 바늘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만, 가위는 사랑의 반대되는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폐하께서 다음에 오실 때는, 그저 평범한 바늘을 선물로 주십시오. 저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종종 가위를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나님의 은혜로 자녀 된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하나 된 것들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가위가 좋은가! 아니면, 서로가 찢어져도 하나 되게 만들어 내는 바늘이 좋은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위로 가는 샬롬이 아니라… 바늘로 가는 샬롬 아닐까 !

요한복음 8장에는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에 대한 두 입장이 존재한다. 율법에 의한 현장의 여론에 따라 돌로 쳐 죽여라는 입장과, 예수님의 입장이다.사람들이 행하는 그 모습을 보신 예수님은 하늘의 지혜로 무어라 말씀하셨는가 !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있으면 돌로 쳐라" 그리고 여인을 향해 말씀하신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율법과 여론의 가위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가슴을, 예수님은 바늘로 꿰매신 것이다. 찢긴 여인의 가슴을 설레임으로 바꾸신 것이다. 땅의 사람을 하늘의 사람으로 바꾸신 것이다. 예수라는 자를 바라보는 이 여인의 가슴엔 어떤 설렘으로 가득했을까!

율법은, 법을 통해 타인을 보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 한다면 복음은, 법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을 가르치는 것 아닐까! 이 가을에 인생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잃어버린 바늘을 찾는 여정 아닐까! 범죄함으로 우거진 잡초같은 마음들, 피리를 불어도 감각이 없는 마음들, 아름다운 생애를 살아도 한번 감격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사랑으로 찾아오신 그 예수님을 발견하는 것 아닐까!

그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은 새로운 감동의 인생을 살 것이며, 목적 있는 인생을 살 것이며, 새로운 자기 출발 선상에 서게 되는 것 아닐까! 가위로 찢긴 가슴들을 바늘로 꿰매고, 갈기갈기 갈라진 것들을 하나로 묶는 일, 그것이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사랑이요, 그 사랑이 우리를 구원한 것 아닐까!

그 사랑을 맛본 자들이 그 사랑을 전하고 싶어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탕자가 아비 집을 향해 돌아섰다는 것만으로 세인(世人)들 앞에서 춤추던 그 아비처럼, 하나님과 사람을 이어준 바늘을 찾는 예수 운동을 다시 시작해보자. 서로 찢긴 가슴들을 설레이는 가슴으로 바꾸어 내는 삶을 살아보자. 가위를 들던 손에 바늘을 들고 하나되게 하는 일에 힘을 모아보자.

2023년 들녘에는 열매들이 가을을 향해 익어가고 있다. 우리 마음에도 인생의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잘 익은 홍시처럼, 예쁜 사과처럼, 꿈 찾아 쫓아가던 무지개처럼, 내 어여쁜 마누라처럼, 눈에 하나님의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는 가을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올 가을에도 온 산하(山河)엔 하나님의 아름다움으로 수를 놓게 할 것이다. 들녘의 벼들은 서서히 고개 숙이며 하나님께 겸손히 절하고 있다. 가을은 열매로 자기됨을 드러내는 계절이다. 그러기에 가을은 지난날을 반추(反芻)하는 계절이다.

이 가을에는 가슴앓이 했던 일들… 가위보다 바늘을 손에 쥐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세상을 만들어 보자. 하나님이 주신 가을을 담은 마음과 마음이 모이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워지겠는가!

2023년 가을에는 눈과 귀와 마음이 가을 하늘처럼 열렸으면 참 좋겠다. 내 삶의 인생 창고에도 주님 주신 열매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마치 가을 운동회를 기다리며 설렘으로 밤잠을 설쳤던 어릴 적 부푼 가슴처럼.

더 없이 행복한 가을의 길목이다. 인생을 가을과 함께 헤아리며, 가슴 깊은 예수의 영성으로 2023년,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가을 축제에 모두 참여했으면 참 좋겠다.

가을 하늘은 청명하다 못해 주님 계신 곳이 보일 듯하다. 가을의 전령사인 귀뚜라미의 소리는 천사들의 아름다운 합창 소리같다. 예수의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에도 인생의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가을을 재촉하는 내 서재에선 조영남이라는 가수의 '인생'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의 노래를 듣는 어간 숨도 쉬지 못할 것 같은 전율을 느낀다.

"2천년전 유대 땅에 한 어린아이 탄생했던 그때부터, 세상 죄 짊어지고 나무에 피 흘렸던 그때부터, 사랑이 미움 이기고 평화는 전쟁을 이겼네. 마지막 숨을 거두며 그가 남긴 한마디. 인생은 사랑 영원한 사랑 인생은 사랑 영원한 사랑." 무어라 표현하지 못할 것 같고, 숨도 쉬지 못할 것 같은 전율, "인생은 사랑 영원한 사랑."

2023년 가을! 예수의 인생과 가을이 익어갔으면 참 좋겠다.

이수갑 목사 / 예수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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