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의 범국민 서명운동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3년 07월 11일(화) 14:31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이웃에게 조건없이 먹거리를 나눠 온 다일공동체 밥퍼 사역이 2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5년간 소외된 이웃 섬김의 대표적인 현장으로 손꼽히던 밥퍼가 철거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침과 점심 등 밥퍼를 찾는 분들이 하루에 700~800명에 이르고 있지만 지역개발이 추진되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무료급식소인 밥퍼가 '님비(NIMBY)' 시설로 치부되는 분위기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상 '님비'란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아니한 일을 반대하는 행동을 뜻하는 말이다.

결국 2021년 서울시와 다일공동체가 법적인 공방을 시작했고 다일공동체가 서울시와 원만히 문제를 풀어나가는 듯했지만 다시 해당 구청에서 문제를 삼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다일공동체는 공권력 남용과 공무원들의 행정실수를 민간봉사단체에 뒤집어 씌운 부당함과 억울함을 주장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밥퍼건물철거반대와 양성화지지 범국민 서명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법퍼를 지키는 일이 이 땅의 사회적 약자를 지켜는 일이며 또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이어온 밥퍼의 일임을 다시 한번 사회와 교회 앞에 선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한 서명운동이 7월 9일 현재 3만 1306명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와 달리, 뉴욕 런던 파리 등 서구 도시에선 노숙자들이 많아 이런 나눔 실천 시설을 철거하기는 커녕 고마워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밥퍼가 펼치는 범국민 서명운동이 아직도 한국사회에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배려와 존중이 살아있고 선한 양심도 잃지 않았음을 세상에 증거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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