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소중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3년 07월 11일(화) 14:31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유령 영아'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전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3~22년) 동안 영아살해 85건, 영아유기는 1185건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줬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반드시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출생통보제'가 7년 만인 지난 6월 30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1년 뒤부터 시행에 들어갈 '출생통보제'는 부모가 출생 신고를 누락해 이른바 '유령 영아'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다.

'출생통보제'도입과 함께 정분느 학대에 노출되기 쉬운 영유아를 찾아내기 위한 전수조사도 실시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 감시체계의 허점이 많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조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유아의 생명이 더 이상 경시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출생통보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보호출산제'도 시급히 처리해야할 과제다. '보호출산제'는 임신부가 신원을 밝히지 않고 출산을 해도 지자체가 출생신고를 대신하는 제도다. 베이비박스 앞에서 신생아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산모의 신원을 노출하지 않은 채 출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인 우리나라가 최저 출산율과 인구 감소를 우려해온 지도 이미 오래다. 그런 우리나라가 태어난 영유아의 생명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는 다양한 처지에 놓인 국민을 챙기고 태아도 챙겨야 한다.신생아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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