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승리의 능력이다

[ 목양칼럼 ]

박봉재 목사
2023년 06월 28일(수) 09:58
필자가 목회하는 지역은 포천시 이동면이다. 이동하면 특히 두가지가 유명하다. 첫 번째는 이동막걸리고 두 번째는 이동갈비다. 술문화가 변하면서 이동막걸리의 명성은 많이 쇠락했지만 이동갈비는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래서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갈비를 맛보려고 이동면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동이 워낙 갈비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 음식점들의 메뉴도 아주 단순하다. 메뉴판을 보면 오직 갈비 한 종류다. 오직 갈비 하나로 승부를 거는 맛집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맛집들의 특징은 이것이다. 오직 갈비 하나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동갈비뿐 아니다. 칼국수든 냉면이든 짬뽕이든 모든 맛집들이 다 똑같다.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음식 한 가지만 집중해서 다 유명한 맛집이 됐다.

그러나 세상엔 맛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맛 없는 음식점도 많다. 음식이 맛없는 집도 특징이 있다. 그런 집은 메뉴가 굉장히 다양한 경우가 많다. 많은 음식을 만들어 내려다 보니 각각의 품질을 높이기가 힘든 것이다. 뷔페 음식이 대표적이다. 음식 종류가 많다 보니 손님도 뭘 먹어야 할지 몰라 헤매기도 한다. 동일한 여건에서 음식의 종류를 늘리다 보면 음식의 맛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면 할수록 단순해진다. 오직 예수님 한 분께만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점점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간다. 어느 목사님이 종교개혁의 성공 원리를 재미있게 설명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종교개혁이 성공한 것은 단순성의 원리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은 복잡하고 요란한 가톨릭의 여러 의식 대신 '오직 성경' 하나에만 집중했다. 오직 성경 하나에만 집중한 결과,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던 가톨릭의 견고한 아성을 허물었다.

사자 굴 속에 떨어진 다니엘을 그린 바로크 시대의 독일 화가 루벤스의 그림이 있다. 명화라고는 하지만 처음 볼 땐 그저 평범하게 보인다. 그러나 집중해서 그림을 바라보면 놀라운 진리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그림엔 다니엘서에 나오는 대로 캄캄한 굴 속에 던져진 다니엘과 사자 몇 마리만 그려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더 자세히 보면 위쪽으로부터 한 줄기 희미한 빛이 비추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림 속의 다니엘이 위협적인 사자를 바라보지 않고 오직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그 한 줄기 빛만을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도 사자 굴 속의 다니엘처럼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이전 세대 목회자들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온갖 문제가 교회 안으로 물 밀듯 몰려오는 위기의 시대다. 그럴수록 우리는 오직 한 가지만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사자 같은 눈앞의 문제만 바라보지 말고 굴 속의 캄캄한 어둠만 바라보지 말고, 오직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아야 한다. '예수 죽음-내 죽음. 예수 부활-내 부활. 예수 보좌-내 보좌. 주의 성령 내 안에 다시 오실 주 예수.' 이 단순한 신앙이 모든 문제를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박봉재 목사 / 연곡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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