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3040세대의 고통에 반응하라

한지터, 17회 바른신학균형목회 세미나 개최
3040세대 영적 회복을 위해 '본질의 중요성' 강조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5월 26일(금) 12:29
한국교회지도자센터가 5월 25일 상도중앙교회에서 17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를 개최해 3040세대 목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50~60대는 지금까지 평생 다니던 습관 때문에 그냥 (교회에)다니는 거고, 20대는 헛된 열정과 재미로 다니는 거고, 30~40대는 이제 현타가 왔기 때문에 안 다니는 것임."(유튜브 한 목회세미나에 달린 댓글, '현타:현실자각타임, 헛된 꿈이나 망상 중 실제상황을 깨달음')

'한국인의 종교'와 관련된 한국갤럽의 설문 조사 중 우리나라 무종교인은 20대 다음으로 '30대와 40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는 교회에 다니다가 '무종교인'이 된 비중이 가장 높았고, 교회를 가장 신뢰하지 않은 세대로 확인됐다. 한목협 조사 결과에서도 30대의 가나안 성도는 전체 연령 중 가장 많았고, 40대 가나안 성도도 이와 비슷한 33.1%로 확인됐다. '현타' 맞은 3040세대 개신교 신자 3명 중 1명은 이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교회를 향한 3040세대의 무관심과 이탈, 가나안 교인의 증가, 신뢰마저 잃어버린 채 그들의 외면을 받는 한국교회의 '위기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교회의 오늘을 성찰하고,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긍정의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바른 신학과 균형 잡힌 목회 확산을 추구하며 교회 지도자들의 역량과 지도력 향상에 힘써 온 한국교회지도자센터(한지터, 대표:박종순)가 제17회 세미나의 초점을 '3040세대'에 맞춘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요구하고, 교회의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목회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대처로 보인다.

5월 27일 상도중앙교회에서 '청년의 때 창조주를 기억하게 하라'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의 '건강성 회복'과 3040세대의 영적 회복을 위한 '본질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특별히 교회 내 3040세대의 범주를 '부모세대'와 '개인세대'로 분류하고 사회학과 교육학, 신학적 분석을 통한 방향을 제시했다.

신학적 측면에서 3040세대 목회적 지향과 고려할 부분을 분석한 홍인종 교수(장신대)는 "3040세대는 기성 종교나 종교적인 것에 대한 비판과 종교인 비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그것이 영적인 것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세대에게 예수를 믿기 쉽게 하려면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균형 있게 회복하고,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통전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홍 교수는 한국교회가 3040세대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진정한 교회론 회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기에 서로 돌아보아야 한다.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 듯, 세대가 분쟁하거나 세대 간에 단절이 되지 않아야 그리스도의 몸, 균형 있는 교회라고 볼 수 있다"라며 "단순히 잃어버린 세대, 교회를 떠나간 3040세대를 교회로 데려오는 것이 선교의 목적이며, 그것이 균형 있는 목회라고 생각한다면 진정한 교회론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확산한 3040세대의 '외로움'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의식에도 신학적 제언을 통해 길을 안내했다. 3040세대의 시각에서 영적이지만 종교적인 교회가 되지 않으려면 '전통적인 형식을 탈피하되 교회의 본질을 붙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교회 자체 봉사보다는 이웃과 함께하고 외로운 사람을 돌보는 '돌봄 목회'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관심 없는 전도(교회등록)는 복음의 진정성을 훼손한다고 분석했다. 또 의미와 가치 측면의 일환으로 '지구 생태계와 환경문제'에 동참해야 하며, 독립적이지 않으면서도 전 세대가 참여하고 '협력하는 의사결정' 체제를 통한 배움의 기회, 직장 및 가사에 도움 등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기독교교육학 접근을 통해 3040세대를 소개한 신형섭 교수(장신대)는 "3040세대가 친밀성과 생산성이라는 발달과제를 가지고 상호관계와 책임적 삶을 살아간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인습적으로 받아들임을 넘어서서 개별적이고 반성적인 여정을 걸어 내고, 기성세대와는 상이한 사회문화적 경험을 통해 그들만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가지고 살아감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다양한 가정유형을 고려한 가정친화적 교육목회로의 전환 △복음과 삶의 이슈가 만나는 전생애주기적 제자양육 강화 △'올라인' 목회를 기반으로 한 협업형 소그룹 강화 △창의적이고 복음적인 ESG사역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선 개회예배에서 '청년의 때에' 제하의 설교를 전한 박종순 목사는 "30~40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목회자의 리더십, 교회의 체질, 가치관이 눈높이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라며 "3040세대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교회가 원인 제공을 했기 때문에 교회는 그들이 왜 교회를 떠나느냐는 질문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세상이 하는 것 말고,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영적 갈망을 채워야 한다. 그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교회가 건강성을 회복하고, 창조주를 기억하는 영적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본질로 돌아가야 하며, 명분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감과 소통이 필요하다"며 "3040세대에게 이 같은 나아갈 길을 내어주는 것이 한국교회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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