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가장 소중한 건 달라고 하신다면?

[ 스페셜 ]

신효선 기자 elly@pckworld.com
2023년 05월 24일(수) 14:06
어느 날 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찾아오십니다.

"모리아 땅으로 가서 너의 외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쳐라."

아내 사라는커녕 본인인 이삭에게 말도 하지 못한 채
나직히 홀로 괴로워하지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묵묵히 순종하기로 합니다

바로 다음 날, 이삭과 가장 신뢰하는 종 엘리에셀의 아들,
그리고 그의 수하를 데리고
네 사람은 사흘 길을 걷는 험난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사방이 사막, 메마른 땅을 지나며
야생동물의 위협과 잔인하고 난폭한 블레셋 사람들과의 조우 속에서
목숨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
그 길 끝에는 자기 목숨보다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죽여야 하는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지만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브라함은 그 길을 쉬지 않고 걸어갑니다

상처투성이의 지친 몸으로 모리아 산에 다다르고
이삭을 번제단에 누이고 찌르려는 순간
하나님께서는 이삭을 죽이라는 명을 거두시고 대신할 양을 내어주십니다

크리스천이라면 이미 익숙한 구약성서 첫 책 청세기에 있는 아브라함의 이야기지만
영화 '하나님의 마음'은
탄식으로 가득 찬 여정 내내 하나님에 대한 질문과 이해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아브라함의 고뇌와 믿음을 거칠고 농도 깊게 보여줍니다

구성도 특이하고 재미있는데요,
모리아를 향해 끝없이 북쪽으로 가는 여정과 과거 아브람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교차됩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아브람에게 나타나신 순간부터
아들 하나 없는데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는 약속,
아무리 기다려도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절망감,
그것을 끝없이 믿기만 하라는 아브라함에 대한 사라의 답답함

결국 그 말씀을 믿지 못하고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얻는 과정에서 겪은 사라와 아브라함의 고통

마침내 하나님의 때가 이르러
불가능할 것 같은 사라의 몸에서 아들을 낳고
이삭을 품에 안은 감격과 기쁨이 시간순으로 전개되며

하나님의 약속은 결국 이루어지고
그 때는 하나님밖에 모르신다는 '주권'에 대한 메시지를
이어지는 서사를 통해 담담히 전합니다

모리아로 가는 일행 중
블레셋 사람 '에쉬콜람'이라는 인물을 설정해
인생의 여정에서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거칠고 날카롭게 던지며 위기감을 조성하지만
물음표 투성이인 여정의 해답은 마침내 모리아 산 제단 위에 와서야 풀립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주권,
믿음이란 무엇인지를 러닝타임 100분 동안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는 '하나님의 마음'은
6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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