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요구 따라 '자비량 목회' 존중해야

목회사회학연구소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5월 13일(토) 17:53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가 열려 자비량 목회(이중직)에 대한 실제 정보를 제공했다.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 개회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는 정성진 목사.
"이중직은 사회에 대해 인식론적, 존재론적으로 겸손과 화해의 태도를 갖게 한다. 이는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더 나은 선교적 접점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교회를 살리는 것이다."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조성돈)와 크로스로드(대표:정성진), 굿미션네트워크(회장:한기양)와 일터개발원(이사장:방선기)이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를 열어 자비량 목회(이중직)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실제 정보를 제공하는 길잡이 역할을 수행했다.

자비량 목회자와 신학생 등 각계각층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컨퍼런스에서 '자비량 목회와 신학'을 주제로 첫 강의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는 이날 컨퍼런스가 위기 속 목회자들을 위로하며 사역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대안이 되길 기대했다. 조성돈 교수는 "지난 몇 년 동안 목회자의 이중직(자비량)은 상당히 다양해졌고, 전문화되었다"며 "이제 자비량 목회는 교회를 유지하고, 목회를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됐다"고 강조했다.

조성돈 교수는 자비량 목회를 실천 중인 목회자들이 본연의 모습과 자존감을 가지고 교회를 세워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현대 시대는 같은 삶 속에서 모범적 신앙인으로 사는 목회자가 더 의미가 있다. 결국 나(목회자 자신)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 자비량 목회"라며 한국교회가 젊은 목회자, 목회지망생에게 동일한 소명에 응할 기회를 마련하고, 자비량 목회의 길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에서 강의하고 있는 조성돈 교수.
이외에도 컨퍼런스에서는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 저자 김재완 목사가 강의하고 '교회를 살리는 이중직(자비량)목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중직(자비량)은 성장 중심주의적 한국 기독교 신앙을 성찰하고 재고하게 한다. 성장 중심주의적 기성교회 구조에 경종을 울리고 대안적 형태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교회를 살리는 것"이라며 "특별히 새롭게 발견되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조립될 수 있는 신학적 자원과 목회적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부연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의 일과 목회에 대한 '상호침투' 관계성에 집중했다. 그는 "이(일과 목회) 과정에서 목회자는 두 부류로 분화하는 양상이다. 한 부류는 상호 침범하며 겹치는 영역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으로 극복을 시도하고, 다른 한 부류는 두 영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노동과 목회를 통합하려 시도한다"며 방향 제시를 위한 한국교회의 신학적 정리와 연구의 필요성을 부연했다.

자비량 목회자들의 비전과 계획, 이를 위한 준비를 강조한 강의도 이어졌다. 박재필 교수(장신대)는 '자비량사역 디자인하기'를 주제로 한 강의를 통해 "자비량사역은 무계획적인 믿음으로 뛰어들어서는 안 되고 기존의 가치, 방식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과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이를 위해선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지속 가능한 것' '공유와 네트워크'가 가능한 점들이 현장에서 조화롭게 펼쳐질 때 사역의 조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자비량 목회 부스를 마련하고 △사회적경제 △마을목회 △기술직/전문직 △운송/판매 △농업/축산업 △사회복지/상담/노무 △출판/서점 △카페/요식업 △기관 등 30여 곳의 기관 및 목회자의 사역이 소개됐다.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 부스에서 소개된 자비량 목회 사례.
이날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정성진 목사는 "목회자의 이중직은 시대적 요구이다. 교단은 자비량 목회자를 존중해야 한다"며 "자비량 목회자들도 당당하게 일어나 자긍심을 가지고 사역을 펼치며 시대를 밝히는 새로운 목회자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6차 사회적목회 컨퍼런스 부스에서 소개된 자비량 목회 사례.

임성국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