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사랑하는 삶

[ Y칼럼 ] 이다운 청년 ③

이다운 청년
2023년 05월 17일(수) 14:48
우리 교회가 하는 모든 행사는 늘 즐겁다. 그래서 기다리는 설렘이 있다. 선교활동을 가거나, 부활절 칸타타, 수련회 그리고 성탄절 공연 등등은 나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바로 연탄나눔봉사이다. 내가 처음 연탄나눔봉사에 참여하였을 때는 고등학교 1학년 겨울이었다. 그 이후로 군대에 가 있는 동안을 제외하고는 매년 모든 연탄나눔봉사에 참여하였다. 군대 가기 전에는 청소년부와 청년부만 갔었는데 올해는 어린이와 성인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가하는 봉사활동으로 확대 되어 있었다.

연탄나눔봉사가 있던 토요일 이른 아침, 교회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독거노인이나 어렵게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이 사시는 달동네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어른들은 연탄지게로 연탄을 나르고 어린아이들은 손으로 한두 장씩 들고 가지만 표정은 모두 진지한 책임감 있는 모습이다.

연탄을 받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추운데 들어가 계시라고 해도 밖으로 나오셨다. 할아버니 할머니는 "고생한다, 고맙다"고 하면서 연탄을 지고 갈 때마다 걱정하는 표정과 환한 얼굴로 맞아 주신다. 초등학교를 갓 입학한 듯한 어린아이 둘이서 연탄을 한 장씩 들고 와서 한 할머니 창고에 조심히 내려놓고 갔다. 이때 할머니가 까만 비닐봉지에서 요쿠르트를 꺼내어 아이들에게 주셨다. 얼굴에 연탄가루가 묻은 순박한 어린아이 두명이 양지바른 평상에 나란히 앉아서 요쿠르트를 먹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또한 그 아이들 곁에서 부드러운 사랑의 눈빛으로 지켜보는 할머니의 눈에서 그리움, 고마움,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연탄가루에 땀 범벅이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 말씀이 떠오른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도 이러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 본다. 연탄나눔봉사는 정성으로 사랑을 나누며, 그 사랑을 받는 이웃은 고마운 마음으로 다시 갚아 주는, 천국 같은 시간이다.

작은 것을 주고 많은 것을 받아 가기에 나는 연탄나눔봉사를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같이 참여한 동료들과 더 친해지는 것은 덤이다.

이다운 청년 / 성민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