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가정

[ 가정예배 ] 2023년 5월 26일 드리는 가정예배

임도한 목사
2023년 05월 26일(금) 00:10

임도한 목사

▶본문 : 로마서 12장 16절

▶찬송 : 440장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킹스맨이란 영화의 주옥같은 대사다. 매너나 태도는 사람 됨됨이 혹은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영화 대사는 신앙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숙고해 볼 만하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3:18)" 입으로 하는 신앙생활이 아니라 우리 삶으로 증명하는 신앙고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빌라나 아파트에 사는 세대 중에 현관문에 교회 명패를 붙인 가정을 종종 볼 수 있다. 몇 호에 사는 사람들의 행실이 좋지 못하더라는 소문의 끝에, '그런데 그 집이 교회 다닌데...'라는 말이 이어지면, 믿지 않는 사람들은 한 마음이 된다. 교회는 가까이하면 안 되는 집단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재확인한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의 안전한 울타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가정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가정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전할 수 있는 통로이다.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복음을 전하는 교두보가 될 수도 있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우리 가정은 과연 하나님 보시기에 그리고 이웃들의 눈에 어떤 가정으로 비치고 있을까?

이웃과 한마음으로 살아가는 가정을 이루자. 세상 사람들이 교회와 성도에게 요구하는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큰일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올 겨울에 유독 눈이 많이 왔다. 빌라마다 눈이 온 뒤 상반된 광경을 종종 봤다. 어떤 동은 아스팔트가 깨끗하게 보이는데 반해, 어떤 동 앞은 눈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빌라 한 동에 보통 8세대가 있을 텐데, 교회 다니는 두 집이 함께 눈을 치우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 가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분명히 높아질 것이다.

이웃의 어려움을 듣고 위로하는 가정을 이루자. 스스로 지혜 있는 척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판단한다. 자신이 이전에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해법을 설파하기 시작한다. 교인들은 평소에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교회라는 공동체의 특성상 출신 배경이 다양한 이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 십 년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셀 수 없는 사례를 자신 안에 축적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의 고민을 듣다가 상담을 해준다는 명목 아래 본인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 마음이 힘들어 위로받고 싶은 사람은 오히려 마음이 상한다. '당신이 나의 삶의 자리를 제대로 알고 있습니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 사람들은 교인들을 '꼰대', '답정너'처럼 취급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크신 인애와 긍휼로 우리의 간구와 신음 소리를 끝까지 들어주심처럼, 예수 믿는 가정이 들어주는 포근한 사랑방이 된다면 하나님도 매우 기뻐하시고, 이웃들도 행복해할 것이다.



오늘의 기도

세상살이가 무척 고단하지만 나보다 더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에게 겸손하게 다가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임도한 목사/광주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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