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투표권 준 가톨릭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3년 05월 09일(화) 11:40
지난 2일 안양노회를 끝으로 전국 69개 노회가 폐막됐다. 봄 정기노회는 총회 새 회기에 헌신할 총회총대를 선출한다. 108회기에는 여성총대 몇명이 선출됐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러한 때에 대대로 남성 중심으로 이끌어져 온 가톨릭이 최근 여성에게 투표권을 준다는 혁신적인 발표를 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가톨릭엔 여성사제가 없을 뿐더러 주교회의에서 여성이나 평신도가 의결권을 가진 적도 없다. 그런 가톨릭이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수도회 대표 10명 중 절반을 수녀 몫으로 할당했다는 것이다. 또한 주교가 아닌 70명에게 투표권을 주며, 이들 중 50%를 여성으로 선발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주교회의에 참석하는 370여 명 중 여성은 40명 정도로 단번에 전체 참석자의 10%를 넘게 된다. 발표된 내용에 세계가 '새로운 중요한 변화'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정책발표와 동시에 여성의 비율이 10%를 넘는 가톨릭과는 달리, 29년의 여성안수 역사를 가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지난해 총회총대 1500명 중 여성총대는 35명이었다. 2.3%의 비율로 여전히 초라한 성적이다.

2021년 말 통계에 의하면 교단 내 여성 목회자는 2693명, 여성 시무장로는 1156명이다. 이 여성 지도력들이 노회와 총회에서 남성 동역자들과 함께 일하며 리더십 제고와 전문성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여성의 참여가 정착되지 않으면 여성들이 총회는 물론 결의구조에 참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와 평신도위원회는 '총회총대 수가 20인 이상인 노회는 목사·장로 1인씩을 파송'해 주는 안을 수년째 요청하고 있다. 이 안이 실현된다면 총대 20인 이상인 노회가 40개가 되므로 여성총대는 전체 총대의 5%를 웃돌게 될 것이다. 이는 교단이 여성리더십을 포용하고 여성을 평등한 동역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총대 2명을 선출하는 노회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어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영등포노회가 내년 봄 정기노회부터 여성총대 2명을 선출하기로 결의했다고 하니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 여성총대를 배출하는 노회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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