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극복, 영적 회복이 대안"

청소년 마약사범 급증, 교회들의 적극적 치유 사역 절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5월 01일(월) 15:05
지난 4월 초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청소년 마약 음료'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불특정 다수의 청소년들에게 마약 음료를 집중력 향상 음료라고 속여 마시게 한 후 금품을 갈취하려는 범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매년 의료용 마약류 '펜타닐 패치'를 투약한 수십 명의 중·고등 청소년이 적발되고 있으며, 일부 청소년들은 직접 마약을 판매·유통하는 대범함까지 보여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가정의 회복과 다음세대 양육을 책임져야 할 한국교회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문제로 각인돼 회복 사역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힘을 실고 있다.

부산교육청 산하 초·중·고등학교에서 마약 및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용천노회 김지성 목사(부산 마약퇴치운동본부 위촉 강사)는 최근 대두된 청소년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이 문제에 철저히 대처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큰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더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지성 목사는 "이제 청소년들도 SNS 등을 통해 언제든지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보편화돼 마약을 구하는 통로 다양화로 3년 새 10대 마약사범이 대폭 증가한 사실은 한국교회가 처한 주변의 상황을 인지하게 하고, 또 다른 사역의 방향과 필요성을 제시한다"라며 "세상은 마약 중독자들을 범죄자로 보지만, 우리 교회마저 그들을 저버린다면 희망의 끈마저 놓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특별히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약물, 마약 중독 등과 관련한 신앙교육을 병행해 치유와 회복의 사역을 펼쳐 나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실제 4월 30일 검찰청이 발표한 통계는 이 같은 우려를 실제로 방증했다. 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은 119명에서 2022년 481명으로 304% 급증했다. 같은 기간 발생한 마약사범 증가율이 30.2%인 것에 비해 청소년 마약사범은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또 최근 한 언론사의 10대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친구나 지인 중 마약을 구매하거나 복용한 경험자가 있는지에 대해 청소년 5명 중 1명 꼴로 '그렇다'고 답했고, 일부 연예인의 마약 사건으로 노출 빈도까지 증가해 청소년들이 이를 가벼운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 속 법무부는 약물중독재활센터에 마약 등 약물 중독 청소년을 치료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검찰은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하면 최고 형량을 구형하고, 마약류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각 지역의 교육청에서도 마약 문제와 관련한 예방교육과 정책을 확대하는 것 또한 청소년 마약의 심각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매월 5회 이상 학교에서 마약 중독 예방 교육을 펼치고 있는 김지성 목사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흔히들 선진국, 부유한 나라가 되면 앓는 병이 있는데 자살과 우울증, 약물 중독 등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선진국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를 기록했고, 국민의 우울증세도 심각하다. 이제 약물, 마약 문제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마약이 실제 통계 수치보다 음지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의 일상에 이미 깊숙이 파고들었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 목사는 "공부 잘하는 약, 살 빠지는 식욕억제제 등도 향정신마약제품이다. 남용하다 보면, 결국 심각한 부작용과 중독 현상이 발생하고, 경각심도 상실한다"라며 "우리 어른들의 무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욕심에서 이런 문제가 아무렇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마약 중독 치료 전문가들은 마약예방은 가능하지만, 마약중독자들을 위한 치료는 세상의 교육과 절제 교육만으로는 어렵다"고 단언하고, "치유의 은사, 영적인 힘과 성령의 힘으로 거듭날 때만이 가능하기에 한국교회가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약중독자 회복을 위한 한 단체 관계자는 "한국교회가 마약중독자들을 향한 정죄의 시선보다는 긍휼의 시선이 필요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며 "목회자들이 마약 중독 예방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다양한 치유 사역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지역의 한 교회는 매주 월요일 '마약 중독자 치유'를 위한 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사역을 시작했다. 대학생 시절 마약에 중독됐다가 극복한 크리스찬 B 성도는 교육청 소속 예방 강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마약 중독자들의 회복을 돕는 일에 나섰다.

이 같은 사역에 대한 관심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마약중독관련 전문가 A씨는 "한국교회는 마약 중독이 우리 사회의 복잡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해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하지만 교회 안에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전무하고 인력과 정책도 부족한 것 같다"며 "한 사람의 생명도 존귀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도록 한국교회가 더욱 앞장서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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