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하는 삶

[ Y칼럼 ] 이다운 청년 ①

이다운 청년
2023년 05월 03일(수) 09:56
2020년 12월 21일, 갓 스무살이 된 나는, 남자로서 태어나면 무조건 가야만 하는 군대를 가게 되었다. 논산에 있는 훈련소에 들어와 30연대 훈련병으로 명칭을 부여 받고 4주간 동안 힘든 훈련을 했다.

그곳은 살벌하고 폐쇄적인 곳이었다. 훈련을 받는 동안 휴대폰은 압수당하였고, 매번 훈련조교들이 복도를 드나들며 나의 태도와 자세를 일일이 검사하고 지적한다. 또 화장실이 급할 때도 꼭 손을 들고 훈련 조교들의 허가를 구한 뒤 전우조를 편성해야 다녀올 수 있었다. 단 한순간도 마음을 편히 둘 때가 없는 긴장 된 상태의 연속이었다.

나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군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으로 힘들어 질 때 문득 군장 안에 넣어둔 교회 목사님께서 주신 성경책이 생각났다.

훈련기간 내내 시간이 날 때마다 욥기를 읽었는데 욥이라는 인물이 엄청난 고난의 시험에 빠져서 독실한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지인들과 아내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내용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욥이 재산과 자식들 그 모든 것들을 잃게 되어 당하게 되었던 마음들, 상실감과 허탈함, 그리고 공허함… 이러한 감정들이 마치 나의 군생활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욥과 나의 삶이 연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끝까지 읽었다. 이전에 성경낭독 할 때는 그저 국어책 읽듯 넘어갔던 말씀들이 나의 힘든 훈련병 상황과 비교 되니 하나님의 큰 은혜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놀랐던 것은 내가 성경을 읽게 되면서 내 주변에 있는 동기들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만 훈련이 힘든 것이 아니었다. 내가 성경 구절을 읽고 있을 때 그것을 지켜보던 동기들이 나에게 다가와 성경에 관련된 질문을 하기 시작하였으며, 성경과 관련된 토론을 하거나, 저녁점호 후나 취침 전에 내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기도 해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일요일에 교회에서 찬양을 열심히 부르는 나의 모습을 보고 힘이 난다는 몇몇 동기들도 있었다. 성경은 마음이 향할 곳을 잃어버린 환난 속에서도 가야 할 길을 환하게 비추는 불빛과 같은 능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성경 덕분에 혹한기, 각개전투, 새벽행군 등등 힘든 고난들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을 감내한 욥에 비하면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었다.

기도를 함께한 우리 동기들은 매일 잠들 때 건강히 훈련을 마치고 보고 싶은 가족들이 안녕히 있기를 눈물로 기도하며 잠들었다. 훈련소 생활을 끝내고 자대에 가서도 어렵고 힘든 순간들이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늘 욥의 마음을 떠올리며 무사히 만기 전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성경의 욥기 말씀을 통해 고난과 환난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있으며 내가 시련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인내하며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 함께 기도한 동기들,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다운 청년 / 성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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