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빵셔틀'로 오신 예수님

[ 미션이상무! ]

이요한 목사
2023년 04월 26일(수) 09:45
육군 3사관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공부 중인 생도들을 격려하고 있는 이요한 목사(좌)
육군 3사관학교 충성기초훈련 기간 중 전투피로증 증세를 보인 생도들과 기도하는 모습.
주황빛 곱슬머리에 선글라스. 흰옷에 빨간 어깨띠. 중간시험이 한창인 3사관학교 생도 생활관에 예수님이 찾아오셨다. 요즘 쟁점이 되는 사이비인가? 아니다. 그 모습은 '생명의 빵셔틀로 오신 예수님(Jesus, the BBANG Shuttle)'이라는 위문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는 필자의 모습이다. 사전에 희망인원들 대상으로 문자신청을 받은 후, 시험공부 중인 생도들에게 예수님 복장을 하고 커피와 초코머핀, 에너지 음료를 전달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생명의 양식 되신 예수님'이 진짜 빵을 들고 생활관으로 찾아가는 '빵셔틀'이 되신 것이다. 물론 요즘 '빵셔틀'이라는 단어 자체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빵셔틀'을 한 행위 자체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4명의 생도가 함께 생활하는 생활관이기에 방문을 신청한 1인을 제외한 3명은 예수님 차림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란다. 예수님이 방문하시다니, 이게 웬일? 맞다. 원래 그날은 도적같이 임한다.

필자는 군에 오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던 것이 있다. '장병들의 삶의 최전방에서 함께 싸워주는 군종목사가 되겠습니다' 육군 3사관학교에 부임하게 된 것 역시 이 기도와 같은 맥락이었다. 편입사관학교인 육군3사관학교의 생도 교육 기간 2년은 군종목사의 보직기간과 동일하다. 사관생도들에게는 군생활의 입문격인 사관학교가 군생활의 고향과도 같다. 그렇기에 육군3사관학교에서 사역한다면 생도들에게 '고향 군교회 목사님'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필자가 현 계급에서 전역하더라도, 훗날 생도들이 몸과 마음이 가장 힘들 초급간부 시기까지는 함께 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복무할 수 있다. 즉, 언제든 하소연하고 조언과 기도를 받을 수 있는 고향교회 목사가 될 수 있는 것! 그들의 삶의 최전방 시기에 함께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생도 사역이 시작되었다.

사실 요즘 대다수의 젊은이가 그렇듯, 우리 생도들 중에도 먼저 교회를 찾는 기독교인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훈련장으로, 강의장으로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들의 삶에 가장 매력적이고 기쁨을 주는 모습으로 다가가고자 했다. 그래서 신입생도들이 처음 학교에 와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때부터 예수님 복장을 하고 생도들을 위문하였다. 군사훈련이 그들 인생의 최전방이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초군사훈련이 끝난 후, 주께서 깨달음을 주셨다. '일반학기에 생도들의 삶의 최전방은 강의실이겠구나!' 그래서 생도들의 수업 쉬는 시간이 시작할 때 예수님 복장을 하고, 커피를 들고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시험 기간! 4일 동안 7~9과목의 시험을 봐야 하는 일정을 감당하는 생도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에 생활관을 방문했다. '빵셔틀'이 된 예수님으로 인해 생도들은 은혜를 받아버렸다. 위문이 끝나고 이런 문자가 왔다. "생활관 동기가 이번 주일에 다시 교회를 나가겠답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것이 성육신이다. 내 한 몸 망가져서 생도들이 예수님을 더 친숙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교회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오게 할 수 있다면, 이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들이 삶의 최전방에서 예수님을 떠올리길, 예수님께 다가오길, 예수님을 만나길 기도한다. 그리고 그들이 장교로 임관했을 때, 그들도 부하와 동료들의 삶의 최전방에서 함께 싸워주며 예수님을 전할 수 있길 소망한다. 주님은 오늘도 저 높은 곳에만 계시지 않고, 지금 여기서 우리와 함께하신다!이요한 목사 / 3사관학교·육군 소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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