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출현, 초기 기독교의 어려움이었다

[ 통으로읽는성경 ] 11. '통성경'이란?

조병호 목사
2023년 03월 22일(수) 13:34
베드로와 사도 바울을 묘사한 엘 그레코의 그림.
이단은 십자가 희생 없이 스스로 메시아라고 자처하는 자다

요즘 넷플릭스라는 매체를 통해 한국의 이단(異端)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이미 기원후 1세기에 시작된 오랜 역사적 사건이다.

기독교는 '사도행전 30년' 동안 산헤드린 공회 중심의 유대인들의 복음 전파 방해와 맞서 싸웠고, 기원후 64년 로마 대화재 사건의 방화범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후부터는 로마 제국의 지독한 박해와도 맞서 싸웠다. 그런데 초기 기독교의 더 큰 어려움은 이단의 출현이었다. 그 때문에 복음 1세대 지도자들은 '공동서신 9권'을 통해 로마 제국의 박해 가운데 목숨을 걸고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을 격려함과 동시에 이단 문제를 매우 적극적으로 다뤘다.

불의하고 사악한 사람들은 언제든 '참' 것을 보면 곧바로 '가짜'를 만드는 습성이 있다. 로마 제국에선 위조 동전이 큰 문제였는데, 위조 동전이 등장한 시점은 언제나 새 동전이 만들어진 다음 날이었다고 한다. 이단이 문제인 것은 말 그대로 시작은 성경 말씀과 같아 보이지만 그 내용의 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단은 치우친 잘못된 길로 사람들을 인도한다. 사람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지고 어리석게 이단에 빠지는 이유는 성경을 전체가 아닌 부분만 보며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성경은 예수 십자가 '원 스토리', 즉 구약 성경은 '예수 십자가로 가는(to the Cross) 이야기'이며, 사복음서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하나님의 어린양이요, 하늘 성소에서 단번 제사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the Cross) 이야기'다. 그리고 사도행전과 공동서신은 '십자가로부터 시작된(from the Cross)'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성경 66권을 통으로 공부하면 결국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이야기이고,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단들은 예수 십자가 이야기를 정확히 모르고, 십자가 희생 없이 스스로 메시아라고 자처하는 자가 나타나 성경을 치우치게 가르치고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틀리지 않게, 치우치지 않게, 그리고 선을 넘지 않게' 공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성경 66권을 읽을 때 첫째 '시간·공간·인간', 둘째 '개인·가정·나라', 셋째 '제사장 나라·제국·하나님 나라'를 통으로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통성경'의 첫 번째 방법은 성경을 '시간·공간·인간을 통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성경에는 대략 2000여 년의 시간과 1500곳의 공간, 그리고 5000여 명의 인간이 들어있다. 성경 속 시간에는 '태초'로부터 시작하여 '종말'에 이르기까지,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예수님의 시간인 '처음'과 '끝'이 모두 들어있다. 그리고 성경 속 절기와 명절로는 안식일, 안식년, 희년, 그리고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등이 있다.

또한 성경에는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1000년의 시간과 다윗부터 예수님까지 또 1000년의 시간, 이렇게 2000여 년의 시간이 들어있다. 성경 속 공간을 살펴보면 성경에는 일정 지명들을 포함해 '보여줄 땅'에서부터 '땅끝까지' 약 1500여 곳의 공간이 나온다. 그 공간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일한 곳이고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된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때 하나님의 명령에 집중하고 순종한 사람들이 있었고, 반면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땅을 삶의 방향으로 따르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므로 성경의 시간, 공간, 인간을 각각 별개로 보아서는 안 되고 반드시 통으로 보아야 한다.

통성경의 두 번째 방법은 성경을 '개인·가정·나라를 통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들에게 계시의 책 성경을 주신 이유는 성경 한 권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개인을 넘어 가정, 나라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모세가 태어난지 3개월째 되던 시점에 갈대 상자를 탄 것은 모세 '개인' 이야기이다. 동시에 아버지가 갈대 상자를 만들고, 어머니가 그를 그 안에 태우고, 누나는 망을 보며 동생이 타고 있는 갈대 상자를 따라간 모세의 '가정' 이야기이다. 하지만 모세가 죽을 확률 99.9%임에도 갈대 상자를 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애굽에서 민족은 이루었으나 '나라'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베들레헴 탄생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예수님 '개인' 이야기이면서 요셉과 마리아가 함께한 '가정' 이야기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것은 로마 제국이 다스리는 모든 식민지 백성에게 고향에 가서 호적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경은 개인과 가정과 나라 이야기를 통으로 보아야 한다.

통성경의 세 번째 방법은 성경을 '제사장 나라·5대 제국·하나님 나라를 통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모든 민족에게 복을 주고자 하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제사장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제사장 나라의 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율법과 선지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과 제사장 나라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이 언약을 잘 지키면 경제와 안보를 책임져 주셨고, 지키지 않을 때는 선지자들을 보내셔서 제사장 나라의 사명을 감당하라고 경고하셨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5대 제국을 사용하셨다. 따라서 '이사야'는 앗수르 제국을, '예레미야'는 바벨론 제국을, '에스라'는 페르시아 제국을 알지 못하면 하나님의 세계 경영을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성경 속 수전절은 헬라 제국과 관련이 있고, 예수님의 십자가는 로마 제국의 사형 틀이기에 로마 제국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율법과 선지자를 완전하게 하시면서 마침내 '하나님 나라'를 도래하게 하셨다.

이렇게 성경을 통으로 보면, 성경 66권 전체 기록을 하나의 이야기, 십자가 원 스토리로 볼 수 있게 되며, 신앙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하이기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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