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지고 싶은 사람들

[ 미션이상무! ]

권순원 목사
2023년 03월 15일(수) 08:16
법무부 소속이 아닌 국군의 유일한 교정시설인 국군 교도소 내에 있는 희망교회.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에 소재한 국군교도소는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이 아닌 국군의 유일한 교정시설이다. 이곳은 교도소의 기능과 구치소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으며, 수용자는 남자 현역 군인으로 1심 판결 후 항소 또는 상고 중인 미결수와 형이 확정된 기결수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군인교회인 희망교회가 있어서 수용자와 교도병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필자가 희망교회에서 군종목사로 근무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어느 날, 주일 예배 후 한 청년 수용자(용사)가 찾아와 세례를 받고 싶다고 요청했다. 요즘은 부대에서 세례를 받고 싶다고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용사들이 논산훈련소(혹은 신교대)에서 세례를 받고 부대로 오기 때문이다. 필자는 신기하게 생각하며 그의 이름을 기록한 후, 평일에 만나 세례가 무엇인지 아는지 그리고 세례를 왜 받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용사로 군대에 왔다가 과거 범죄 사실이 드러나 부대 영창에서 1심 재판을 기다리던 시기에 죄로 인해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생각에 자살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 날밤 어떤 따뜻한 손이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체험 속에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위로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다음 날 그 일을 돌아보며 '이 일이 무엇인가?' 고민한 중에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기독교의 신이 나에게 하신 일이 아닐까?'

그는 어린 시절 친구와 함께 교회학교를 잠시 다녔고, 당시 교회학교 선생님으로부터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그리고 세례란 죄로부터 씻겨져서 깨끗하게 되는 것이며, 새로워지는 것이라고 배웠다는 것이다. 그 배운 내용이 그 체험을 한 다음 날 문득 생각이 났고, 그때 배운 하나님이 자신에게 행하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군교도소에 오게 되면 군종목사에게 세례를 요청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3개월 간 세례교육을 받았다. 기독교에 대한 Q&A, 기본 교리(창조, 죄와 구원, 세례) 그리고 두 권의 신앙도서 독서 및 소감문 작성 등 그는 모든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세례를 받았다.

이 일을 경험하고 두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나는 어린 시절 신앙교육의 중요성이다. 교회를 안 다닌지 오래되었으나 교회학교에서 배운 신앙교육이 시간이 흘러 한 사건을 통해 다시 생각났고, 그 사건을 믿음으로 해석하게 하며 삶의 중대한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부터 신앙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교회는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다른 하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죄로부터 구원받길 원하며, 새로워지길 원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교회는 죄인인 우리가 믿음으로 새 사람이 되는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는 곳이다. 우리의 존재를 새롭게 하는 복음의 능력이 이 땅에 세워진 교회와 우리를 통해 계속해서 나타날 것을 오늘도 기대한다.



권순원 목사 / 1공병여단 소령(진)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