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가장 귀한 때를 내어드리는 것

[ Y칼럼 ] 조희진 청년 ②

조희진 청년
2023년 03월 08일(수) 21:55
"십일조"라는 것은 열 개 중에 한 개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 가장 귀한 것, 귀한 때를 내어드리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올해 1월 4번째 인도를 다녀오며 삶의 십일조를 내어드렸을 때 기꺼이 가장 좋은 길로 나의 삶을 이끌어가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매년 인도에 방문해오다가, 이번 인도 방문 이전에 코로나로 3년의 공백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직접적으로 아이들을 만나지 못해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사회적기업에 관련된 창업 교육 및 대회를 준비해보기도 하고, IT 기기를 통한 간접 교육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함께하고 있는 아이들을 인도에, 그리고 세상에 알리자고 결심했다. 우리는 찬드라반에서 가장 사랑했던 소녀 '로슨리의 조혼(이른 결혼)'에 관련된 다큐멘터리 제작하기로 하고, 이번에 인도를 다녀왔다.

사실 제작하겠다고 한 결심이 우습게도 재정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촬영까지는 그렇다 해도 돌아와서 촬영본을 편집하고 번역을 맡기고, 예고편을 완성해서 국제다큐멘터리 후원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돈이 필요한 지 가늠조차 안 됐었다. 그래서 기도편지를 통해 후원금을 모으는 중이었는데, 3년 전 인도에서 사회적가치 관련 포럼에서 만났던 교수님께서 올 한 해 안식년을 위해 모아두셨던 돈 중에 절반을 우리에게 후원해주셨다. 또 지내는 동안의 숙소 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 인도에서 알고 지냈던 부부가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본인들의 집을 내어줬다. 현지 교회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목사님 가정과 주재원 집사님들께서도 식사 교제를 통해 후원해주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애써 힘쓰지 않았는데, 다른 마음 없이 먼저 하나님께 우리의 시간을 내어드리자 나머지 일들을 물 흐르듯이 해결됐다.

개인적으로는 인도를 다녀오는 동안 13일의 휴가를 썼어야 했다. 연초기도 했고 팀 변동을 앞두고 있었어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그래서 3달 전부터 팀장님께 말씀은 드리고 일을 미리 해놓고 간다는 것을 조건으로 픽스를 해뒀다. 정말 부끄러움 한 점 없이 열심히, 성실히, 최선을 다해서 일을 다 해두고 비행기를 탔다. 최선을 다 한 만큼 인도에서도 회사를 신경쓰지 않고, 회사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온전히 모든 시간들을 감사하게 누릴 수 있었다.

또 구체적으로 고민했던 부분들에 대한 응답도 받을 수 있었다. 인도에서 돌아오는 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회사 매니저님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주신 매니저님이 있는 팀으로 오면 좋겠다는 전화였고, 팀 변경 시에 팀장님께 올해 하고 싶은 사업에 대해 말씀드렸던 조건도 들어준다는 제안도 해주셨다. 바뀐 팀에서도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해주셨다. 졸업 하기 전에 회사에 입사하게 되어 전문성 부분에서 모르는 것들이 많아 의기소침해 있는 부분들이 있었고, '사회에서 얼마만큼 필요한 사람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업무적으로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결과적으로 좋은 팀원들과 함께 좋은 조건으로 많이 배울 수 있는 팀으로 선택해서 갈 수 있었다. 어찌보면 작은 고민들 중에 하나였는데 이런 세심한 부분들까지 해결해주셨다.

이 때에, 이 곳에서, 이 사람들과.

'왜?' 라는 질문 아래 이 곳에 오지 말았어야 할 수많은 이유들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순수히 하나님께 나의 가장 귀한 때를 내어드렸을 때 부어주신 은혜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이 곳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조희진 청년 / 시냇가푸른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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