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고령화...노인의 마음 잡아라

총회 사회봉사부 '노인 목회' 주제 사회복지현안세미나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3월 02일(목) 23:26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 자료 이미지.
한국교회의 고령화가 사회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제언이 눈길을 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에 따르면 65세 고령인구는 지난해 815만 명에서 2024년 1000만 명을 넘어서고 2040년 1724만 명, 2070년 1747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 20%를 시작으로 2040년 34.4%, 2070년 46.4%로 급격하게 증가할 전망이며,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의 고령화는 더 심각한 실정이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 2021년 실시한 한국종교현황 조사에서 개신교인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나타났으며 같은 해 한국리서치 종교지표 조사에서는 26%로 나타났다.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65세 이상 인구비율인 고령화율은 2015년 13.3%이며 개신교인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3%로 나타나 교회의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에 비해 높았다. 더군다나 2005년 대비 2015년 60대 이상 연령층에 대해 총인구와 개신교인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총인구 중 60대 이상이 49% 증가한 것에 비해 개신교인 중 60대 이상은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게 전개되는 시점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서성구)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강흔성)는 한국교회가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목회 사역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목회사역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월 28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초고령사회 노인목회의 이론과 실제'를 주제로 제107회기 사회복지현안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초고령화시대의 노인목회 전망과 사역방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손의성 교수(배재대 기독교사회복지학과)는 "한국교회는 아직 수십 년 전의 노화 패러다임에 기반한 노인목회 사역을 유지하고 있어서 초고령화 시대에 걸맞는 목회사역을 전개하기에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고령화 문제 해결에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사회적 영향력과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교회가 노인들에 대한 사역을 소홀히 한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모든 예배와 사역 전반에 걸쳐 고령 노인들이 소외되거나 차별의식을 갖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회 내 고령 교인들이 어떠한 느낌을 받느냐?'는 한 조사 결과 '젊은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한 소외감'이 38.1%로 가장 높았으며 '교회의 관심 부족'(22.1%) '무시당하는 느낌'(14.6%) 순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교회가 연령주의를 넘어서서 모든 연령에 하나님의 섭리와 사명이 있고, 그에 따라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역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고령친화성과 연령통합성을 갖춘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현 노년세대의 특성에 맞는 노인목회 사역을 하기 위해 △노화 및 노년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고령 친화적인 신앙생활 환경 조성 △노년기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한 영적 지원 △취약노인에 대한 돌봄체계 마련 △고령 교인의 욕구에 기반한 참여형 여가활동 개발 △노인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사회활동 강화 △소그룹을 통한 노인사역과 프로그램 개발 △고령 교인의 주도적 참여 △노인사역 전문인력 양성 등의 필요를 언급했다.

돌봄이 필요한 고령노인의 급속한 증가와 가족 돌봄의 약화로 어려움을 당하는 노인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기 위한 교회의 돌봄시스템으로 '노인돌봄 코디네이터'가 제안됐다. 노인돌봄 시스템은 정부가 노인장기 요양보험제도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넓기 때문에 민간 영역에서의 노인돌봄 역할이 시급한 만큼 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인돌봄 코디네이터 이론과 실제'에 대해 강연한 류재룡 목사(대전서노회 유성구노인복지관)는 "노인돌봄 코디네이터는 교회와 지역사회 내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교회와 지역사회, 지역노회 자원을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지역의 교회가 연합하여 진행하면 사역의 지속성에도 효과적이며 지역사회 내 교회의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은퇴목회자 노후복지에 대한 '설교프로젝트' 실천 방안도 제시됐다.

강흔성 목사(경기노회 은퇴목회자노후대책위원장)는 "설교프로젝트란, 은퇴 후 목회활동을 하지 않는 목회자를 설교자로 초청해 사례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은퇴 목회자 영성을 증진하고 돈독한 선후배 관계, 경제적 도움 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경기노회의 은퇴목회자는 2022년 가을 정기노회 보고서 기준, 57명으로 2009년 27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노회는 은퇴목회자가 증가하면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복지적 관심의 차원에서 은퇴목사 설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은퇴목회자의 관심과 호응은 좋은 편이다. 지난 2015년 설문조사 결과 은퇴목회자 77%가 설교 프로젝트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영성증진'(62%)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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