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게 하시는 하나님

[ 주간논단 ]

김정호 목사
2023년 02월 27일(월) 08:00
가끔 매스컴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오르내린다. 사랑하기에 역경 가운데서도 수십 년간을 기다리고 인내하는 남녀간의 이야기이다. 약속을 믿으며 기다리며 바라보며 기나긴 세월을 인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성경에 아브라함은 어려움을 참고 인내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75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아들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직접 받았다. 무려 25년이 지난 100세 때에 비로소 아들 이삭을 얻었다. 하나님의 일방적인 약속을 믿고 25년을 순종하며 살아온 아브라함의 신앙은 놀라운 것이다. 이미 늙어 버린 자신의 육신을 보면서 느끼는 인간적인 갈등과 한계와 상식을 하나님의 신실하신 능력을 믿는 신앙으로 극복한 아브라함의 승리였다. 히브리서 기자는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히12:1)라고 하였다. 끝까지 경주하는 자에게 주시는 열매이며 웃음인 것이다.

이삭을 낳을 때에 아브라함은 백세이며 부인 사라는 구십 세였다. 이삭이란 이름의 기원이 웃음이다. 기쁨이 넘치는 웃음이다. 구십 세에 아들이 없어 고민하던 사라가 아들을 낳았으며 절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기적적인 은사로서 약속이 현실이 되어 아들을 낳았으니 그 기쁨은 형용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 웃음은 역사상 최고의 크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웃음이었을 것이다. 이삭의 탄생을 듣는 모든 자들도 웃었을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하는 자와 듣는 자가 모두 웃음을 숨기지 못했을 것이다. 조소의 웃음이 아니라 기쁨과 축하의 웃음이다. 위대한 웃음의 탄생이며 바이러스 같은 웃음의 전파이다. 사람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삭의 탄생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초자연적인 기적이며 웃음인 것이다. 웃음의 창시자이신 하나님의 유머를 보게 된다. 사라는 미리 계획하시고 예정하신 가운데 모든 사람이 다 비웃고 코웃음치고 조롱하는 가운데서도 오직 하나님만이 웃게 하셨다고 찬양하는 것이다. 사라처럼 고통 가운데 있는 모든 백성을 웃게 하시는 전능하시고 세밀하신 하나님이시다.

아비가일의 남편 나발이라는 사람이 있다(삼상25장). 나발은 어리석다는 뜻이다. 완고하고 행실이 악하였다. 어리석은 부자였고 사울 왕 편에 속한 사람이다. 감사와 은혜를 모르는 불량한 사람이기에 결국 여호와께서 치시매 낙담하여 몸이 돌과 같이 되어 죽었다. 나발은 많은 것을 가진 큰 부자였으나 배려와 여유와 지혜와 사랑과 웃음이 없었다. 웃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웃지 못하고 저주하고 분노하다가 결국 심장마비로 죽게 된 것이다. 웃음을 잃은 인생은 저주이며 결국은 죽음과 멸망을 초대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것을 소유하였으나 나발처럼 미련하고 분노하다가 결국 저주와 죽음의 길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웃음의 자리에 분노가 도사리고 있기에 결국은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잃어버린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웃을 수 있는 여유와 관대함과 인격과 신앙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분노가 살인이라고 하셨다. 형제에게 분노하는 것은 불행이며 범죄이며 살인이다.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예물은 헌금이나 봉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며 형제와 화목하는 것이 가장 급하고 가치 있는 예물이다. 우리는 하나님과 자연과 자신과 사람과의 화목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분노가 아닌 화목의 웃음을 회복해야 한다. 평생 분노하는 사람과 가정과 교회가 변화되어 언제나 웃음이 가득한 곳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과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분노와 울음과 원통과 통곡이 가득차서 넘치고 있다. 우리 나라를 분노 공화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분노 속에서 어느 누구도 행복하거나 안전할 수 없다.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희생제물이 된다. 어느 누구도 분노로 가득찬 사람들과 사회를 치료하고 웃게 할 수 없다. 구십 세의 사라에게 이삭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만이 웃게 하실 수 있다. 사라를 웃게 하신 하나님만이 웃게 하실 수 있다. 세상이나 사람이나 어떤 존재도 분노 공화국을 웃음 천국으로 만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오직 하나님만이 분노를 웃음으로 만드실 수 있다. 이제 우리의 교만과 분노를 멈추고 약속하시고 축복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도하여 웃음을 회복하는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분노 공화국이 웃음 천국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웃음이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가득하기를 바란다.



김정호 목사/번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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