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렸다는 생각, 작은 위로가 돼"

장기기증운동본부 D.F 장학회 11명 선정...장기기증유가족 자녀 장학금 수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2월 24일(금) 10:23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품고 장학금을 수여받은 D.F장학생들
"엄마가 세상을 떠난 것은 큰 충격이자 슬픔이었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를 살렸다는 생각이 작은 위로를 전해주기도 합니다."

지난 2월 20일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 이사장:박진탁) 사무실에서 열린 제4회 D.F(도너패밀리)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장학생으로 선정된 문소희 씨가 소감을 밝혔다.

교통사고를 예방해 인명을 구하는 일에 기여하기 위해 자동차 안전진단 연구원을 꿈꾸는 문소희 씨(25세)는 3년 전 뇌사로 사망하며,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전한 고 유순미 씨의 자녀다. 문 씨는 "엄마는 예의와 정직함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셨고,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저를 품어주셨던 멘토이자 친구 같은 분이셨다"고 어머니를 추억하며, 감사를 전했다.

김도엽 군(23세)은 지난 2009년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고 김형진 씨의 아들로 "작은 씨앗이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싹을 띄워 푸른 숲을 이루듯, 장기기증의 고귀한 가치를 품은 씨앗이 우리를 통해 더 널리 퍼져나가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께서는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잠시 먼 곳에 가셨을 뿐, 여전히 우리 가족과 함께하고 계신다고 믿는다"면서 본인도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싶어 간호학과에 진학했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뇌사 장기기증인 2334명의 연령대를 보면 30~50대가 1413명으로 약 60.5%에 달해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자녀를 둔 가장들이 뇌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부는 2020년 출범한 D.F(도너패밀리)장학회를 통해 기증인의 유자녀들이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경제적 제약 없이 꿈과 재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장학생은 문소희 양(대 3), 김도엽 군(대 4)을 비롯해 안현균 군(故 안경상 씨의 자녀, 중 2), 김우진 군(故 박선화 씨의 자녀, 고 1), 김민채 양(故 김경찬 씨의 자녀, 고 2), 최지수 양(故 최한천 씨의 자녀, 고 2), 배진우 군(故 배종수 씨의 자녀, 대 1), 김형진 군(故 박선화 씨의 자녀, 대 2), 신주연 양(故 신준욱 씨의 자녀, 대 2), 홍은지 양(故 한미영 씨의 자녀, 대 2), 박영림 양(故 박용수 씨의 자녀, 대 3) 등 총 11명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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