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개정 하지 않고 총회 총대수 줄일 수 있다"

[ 2월특집 ] 총회 총대수 축소 해법을 찾는다 3. 총대 수 축소를 위한 제도적 방안

김길상 목사
2023년 02월 15일(수) 14:42
매년 봄노회가 되면 각 노회마다 총회 총대 선거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서로 총회 총대로 가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노회는 총회 총대 후보자에게 등록비를 받는 노회도 있고, 총회 총대 선거 직전에 총대로 선출되기 위해 은밀하게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부끄럽게도 어떤 형태로든 사전 선거하는 일은 관습이 된 지 오래다.

이런 관습은 한 마디로 양심에 반하는 행위이지만 이런 일에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영등포노회도 전에는 추천제로 총대를 선정했는데 10여 년 전부터 투표제로 바뀌고 나니 분위기가 전과 같지 않은 것 같다.

노회 회원 중에 총회 총대가 되어 활동하는 것은 봉사하는 일이다. 총회 총대가 명예직도 아니고 나름대로 식견과 전문성을 가지고 부서나 위원회 등 봉사하는데 등록비를 받는 것은 맞지 않는다. 또한 제가 아는 장로님은 은퇴 전 처음으로 총회 총대로 다녀와서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하는 분도 계셨다. 아직도 총회 총대로 참석했으면 하는 분이 많이 계실 것 같다.

그러나 총회는 한 번 참석했으면 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되고 총회 총대 수를 줄이는 문제는 시급한 문제라고 본다. 전국 교회와 노회에서 선출되어 참석한 1500명의 총대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총회 마지막 날까지 총회와 노회, 교회들의 미래 발전을 위해 활발히 의견들을 개진하고 토론하여 총회와 교단의 현안들을 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단합된 총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임원선거가 끝나자마자 회의 참석률이 현저히 떨어져 회의 말미에는 정족수 미달 사태가 발생함으로 인해 중요 안건들이 폐기 또는 유안되는 일들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고, 총회 총대 1500명이 함께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회의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교단 기관지인 한국기독공보는 총회 통계위원회가 발표한 교세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2017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세례교인 수도 2020년 12월 말 현재 전년 대비 5만 8511명이 감소한 161만 571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총회 통계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8년이 되면 200만명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았다. 통계위원회는 "2028년 196만명, 2030년에는 185만명까지 감소가 예측된다"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2010년 서울 명성교회에서 '300만 성도 성취 축하감사예배'까지 드렸던 총회를 생각하면 뼈아픈 전망이다.

지금은 전에 비해 세례교인도 많이 줄었고, 특별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각 교회 성도들의 출석에 있어서 너무나 큰 치명타를 입었다. 앞으로 5년 안에 20만 명까지 감소가 예측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총회 임원회도 매년 총회 개최 장소를 선정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여기에 교통난과 각 부서 회의실, 숙소, 경비 문제 등의 어려움도 계속 이어져 왔다. 그래서 총회 기구개혁의 정신에 따라 총회 총대 수를 줄이는 헌의안이 계속 총회에 상정되고 있지만 현행 1500명의 총회 총대 수는 1500명으로 고정된 지 2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요지부동이다.

제103회 총회에서는 총대 수를 1500명에서 1000명으로 축소한다는 원칙 아래 매년 5%씩 단계적으로 총회 총대 수를 감축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매년 헌법개정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어 일괄 500명을 축소해 1000명의 총회 총대 수를 맞추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105회기부터 총대 수를 현행 1500명에서 1000명으로 축소'하는 헌의안이 본회의에서 채택되어 헌법위원회로 넘기고 헌법위원회는 1년간 연구하며 "파송 비율은 각 노회당 목사 장로 각 3인을 기본수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무흠입교인 비율에 따라 배정하되 회원 총수는 1000명 이내로 한다"로 개정안을 준비하여 제104회기 헌법 개정위원회로 넘겨 개정위원회에서 논의하고 본 회의에 상정하여 재석 922명 중 찬성 463표로 부결된 바 있다.

106회 총회에 헌의되는 내용 중에 총회 총대 수를 700명으로 개정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오필승 목사가 말한 "예장 통합 10대 제안"의 4번째에서 총회 총대 수 조정안에 대하여 "현재 총대 수는 1500명으로 너무 많다. 총대 수를 줄여 1000명으로 조정하자"고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왜 총대 수를 줄이지 못하는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과 총회 기구의 방만한 운영 때문에, 또한 총대 개인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자신이 총회 총대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결정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총대들의 지지를 받는 좋은 안건을 내놓으면 통과되리라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수완이 부족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총대들이 총대 수 조정안에 대하여 긍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투표에 들어 가면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번번이 부결되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총대 수자를 늘이기는 쉬워도 줄이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헌법개정을 하지 않고 총회 총대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지난해 12월 12일 총회 정치부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했던 의견이 12월 24일 자 발행 한국기독공보 2면에 게제 됨으로 많은 총대들에게 공론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본 글에서 자세하게 다루며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총회 헌법 정치 제12장 제84조에 따르면 "총대 수를 1500명으로 한다"가 아니라 "1500명 이내로 한다"로 규정하고 있어 총회 헌법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108회 총회 본회의에서 "이내로 한다"를 적용하여 "총대 수를 1200명 내외로나 이내"로 채택하여 동의와 재청으로 과반수의 찬성 결의와 총회 임원회 지시로 총회 행정재무처에서 실행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실행되면 69개 노회 기본수 55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648명으로 무흠입교인을 나누면 무흠입교인 2500명 정도에 총대 1명이 배정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총회 개혁의 첫 번째는 총회 총대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총대 수가 많으니 회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 총회 총대 1500명이 총회 기간에 쓰는 인쇄물, 숙소와 식대, 회의비 등을 생각해 보면 비용면에서도 낭비적 요소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총회 총대 수를 1000명 이하로 줄였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자세로, 우선 금년 9월에 개최되는 제108회 총회에서 "총대 수를 1200명 내외로나 이내"로 결의하여 총회 총대 수를 300명이라도 줄여서 인력과 물질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고, 또한 각 노회와 교회에서 지출되는 예산이 더 귀하고 값진 곳에 사용되기를 바란다.

이 시대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개혁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인데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개혁의 변화에 잘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지만 잘못 대응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각 교단에서도 총회 총대 수를 줄이기 위하여 많은 토론을 하고 있는데 장자 교단인 우리 예장 총회가 먼저 300명을 축소하여 실행하는 가운데, 1000명 이내로 하는 총대 수 축소안을 계속 헌의하므로 수년 내에 개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길상 목사 / 한광교회, 제104회기 헌법위원회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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