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은 있다" - 교리 문서들에 나타난 종말론

[ 알기쉽게풀어쓴교리 ] 43. 희망의 기독교 종말론(1)

김도훈 교수
2023년 02월 01일(수) 09:58
"종말은 있다. 주님은 분명히 다시 오신다." 종말론은 기독교의 핵심이다. 종말론 없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다. 종말, 즉 부활과 영생이 없다면, 궁극적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 없다면, 새하늘과 새땅이 없다면, 우리 신앙은 공허할 것이다. 바울의 말처럼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었을 터이요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도 망하였으리니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 (고전15:16-19).대부분의 신앙 고백문서들은 종말론을 포함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모든 교리서나 신학서적들이 종말론을 가장 마지막에 다룬다는 점이다. 당연한 순서일지 모른다. 성경의 내용 자체가 창조에서 시작하여 새하늘과 새땅으로, 모든 것의 시작에서 모든 것의 마지막으로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모든 것의 시작에 관한 이론이 창조론이라면, 모든 것의 마지막에 관한 이론이 종말론이다. 용어가 보여주듯, 종말론(eschatology)은 "마지막, 최종적인 것, 궁극적인 것"을 의미하는 에스카톤(eschaton)과 이론을 뜻하는 로고스(logos)의 합성어다.

우리는 가끔 종말론을 소홀히 여기거나 신학의 부록처럼 여기는 경우가 있다. 성경의 종말 본문이 어렵다고 느껴져 기피 하거나, 현대 과학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하여 종말론을 신학적 논의에서 제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이다. 기독교의 종말론은 신화도 아니요, 신학의 부록도 아니다. 몰트만의 주장처럼, 기독교는 종말의 희망 속에 사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종말론 없이는 설 수 없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는 단지 부록에서만이 아니라 전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종말론이요, 희망이며, 앞을 바라보는 전망이요, 앞으로 나아가는 행진이다." 그리고 종말론은 "모든 것을 조율하는 음이다." 그 이유는 바로, 바울이 의도했듯이, "기독교 신앙은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부활로부터 살아가며, 그리스도의 보편적인 미래의 약속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교적 설교, 모든 그리스도교적 실존과 모든 교회의 특징은 종말론적인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이제 교리 문서들의 종말론을 소개해보려 한다. 우선 사도신경이다. 매주일 예배에서 고백되고 있는 사도신경은 간단히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고대 교회의 중요 문서이자 현재 세계교회가 인정하고 있는 교리 문서인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조 (381)도 사도신경과 유사하게 "우리는 죽은 자들의 부활과 장차 임할 세상에서의 영생을 바라봅니다"라고 진술한다. 1907년 한국 장로교회가 채택한 12 신조는 좀 더 상세하게 "죽은 자가 마지막 날에 부활함을 얻고 그리스도의 심판하시는 보좌 앞에서 이 세상에서 선악 간에 행한 바를 따라 보응을 받을 것이다. 그리스도를 믿고 복종한 자는 현저히 사함을 얻고 영광 중에 영접을 받을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선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본교단 총회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기초로 만든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는 제 10 장 1항에서 "우리는 개인과 역사에 종말이 있는 것과 하나님의 마지막 심판에 의해서 우리의 구원이 완성되고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것을 믿는다"고 선언한다. 1997년 발표한 21세기 신앙고백서는 다음과 같이 코이노니아 관점에서 종말론을 고백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그 세계는 부활한 하나님의 백성과 새롭게 된 만물이 하나님을 예배하며, 사랑과 생명의 교제를 나누는 영원한 나라가 될 것을 믿습니다." 이 문서의 특징은 코이노니아 개념뿐 아니라 피조물의 종말론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개혁교회의 기본 신앙고백서라고 할 수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나타난 종말론을 살펴보자. 제 32장에서 <사람의 사후 상태와 부활>에 관하여 다룬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땅으로 돌아가나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영혼은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 기다렸다가 육체가 부활할 때 그 육체와 결합하여 영원한 세계에 참여하게 된다. 사람이 죽은 후 영혼은 수면의 상태에 있다는 일부 신학자들의 견해도 거부한다. 영혼은 죽지도 잠자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때까지 살아 있는 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은 죽지 않고 변화되어 영원한 세계에 참여할 것이다.

제 33 장은 <최후의 심판>에 대하여 다룬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로 하여금 의로 세상을 심판하게 하시기 위하여 한 날을 정하셨다. … 그날에는 배신한 천사가 심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살던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 자기들의 생각과 말과 행실에 대해 결산을 하며, 그들이 육신으로 선을 행했든지 악을 행했든지 그들이 행한 그 일에 따라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이 죄를 삼가도록, 그리고 역경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킨 사람들에 대하여 큰 위로를 주기 위하여 심판 날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확신하기를 그리스도는 원하셨다." 그러나 인간들이 항상 깨어 있을 수 있도록 그 날과 그 시는 감추어 두셨다.



김도훈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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