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조용한 사직', MZ사역자 '헌신페이' 저항

2023문화포럼 '문화선교트렌드' ... 2023년 한국교회 과제 점검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1월 15일(일) 22:56
2023년은 각자도생 시대를 추구하며 개인의 삶에 더욱 집중하는 '자기계발 트렌드'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백광훈)은 지난 12일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조성돈),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공동으로 '2023 문화포럼 문화선교트렌드'를 개최하고 한국 사회의 문화 흐름 및 트렌드를 통해 한국교회가 고민하고 변화시켜 나아가야 할 과제를 점검했다.

이날 '2023 한국 사회문화 트렌드와 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백광훈 목사는 "경제위기로 인한 양극화, 환경재앙, 장기화 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엔데믹 논쟁 등 다중적 위기를 경험하면서 각자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자기계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이며, 이러한 트렌드는 개인의 생존과 성장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계발트렌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 '기회' '발전' 등을 지향하며 '대퇴사(Great Resignation 자발적 퇴사)'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최소한의 일만 하는 업무 태도)' 같은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됐다.

이러한 트렌드는 교회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목회자 후보생인 파트타임 사역자 청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백 목사는 "과도한 업무량, 헌신페이, 교회 안 위계적 구조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라면서 "교역자 그룹마저도 젊은 세대들의 교회 적응과 참여가 어려운 문화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은 다음세대 사역이 난망한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MZ세대와 교회 문화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임주은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연구원)는 "대사직 혹은 콰이어트 퀴팅 현상이 목회자 후보생들인 파트 사역자들 안에서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하며, "성직과 하나님을 향한 섬김으로만 치환되어 제대로 된 대우는 커녕 과한 업무를 감당하느랴 번아웃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실시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 부교역자는 하루 9.8시간, 주 5.7일을 근무한다. 일반 기업보다 더 과한 업무에 비해 낮은 보상으로 힘든 삶을 지탱하고 있었다.

임 목사는 "요즘 세대에게는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꾸역꾸역 버텨내는 삶이 아닌, 그게 몇 번이 됐든 자신에게 잘 맞는 새로운 조직으로 이직하는 것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고 설명하며, "교회를 섬기고 있는 청년 사역자들 역시 MZ세대와 비슷한 세대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백 목사는 "교회 안 다음 세대들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의 변화의 노력이 요청된다"고 당부했으며, 임 목사는 "교회는 요즘 감성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그 감성이 변화시킬 사회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의 감성에 맞춰 교회의 문화도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임 목사는 "당장에 청년들의 인원수 회복보다 그들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며 동시에 기독교적 가치를 잘 담아 전달할 수 있는 사역들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사회의 문화 트렌드 및 교회의 문화를 전망하는 것과 함께 일상을 되찾아가는 사회 분위기가 한국교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보는 '한국교계·목회 전망&과제'(조성돈 대표),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필수적으로 해야 할 온라인 사역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교회 내 활용에 대한 가이드를 제안하는 '디지털 미디어와 교회 전망&과제'(조성실 목사), 통계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와 교회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통계로 미리보는 2023'(지용근 대표) 등의 다양한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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