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상상력으로 기독문학의 새로운 방향 제시

기독신춘문예 20회 ... 100여 명의 기독작가 배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1월 10일(화) 17:57
기독신인작가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기독신춘문예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본보는 지난 2000년 창간 54주년을 맞아 '한국 기독교 문학을 이끌고 나갈 신진 작가 발굴과 저변 확대를 통한 기독교 문화 창달'을 목적으로 제1회 기독신춘문예 공모를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1000만원 고료의 '기독신춘문예'공모는 신선하고 획기적인 도전으로 교계의 눈길을 끌었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기독 작가를 꿈꾸는 문인들에게는 등단을 향한 소중한 기회가 됐다.

올해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신인 문인 발굴을 위한 기독신춘문예 공모를 진행했으며 시, 소설, 수필 3개 부문에 총 150여 명의 4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시 부문에는 우현진 씨의 '소리'와 '눈 먼 자의 기도', 소설부문에는 강현규 씨의 '웜우드의 보고서'가 당선 됐으며, 수필 부문에는 정범석 씨의 '큰 형'이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선정됐다. 전체적으로 시와 소설, 수필부문까지 응모편수가 줄어 아쉬움이 많았지만 심사위원들은 작품의 수준이 고르고 습작의 노력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기독신춘문예 당선자는 모두 남성으로 특히 시 당선자 우현진 씨 외에는 강현규, 정범석 씨는 '늦깍이' 신인으로 기독문인이라는 새 길을 걷게 돼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기독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100여 명이 넘는다. 기독교적인 가치를 담은 문학을 대중과 소통하며 교회와 세상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권현 작가(제18회 소설 당선자)가 최근 첫 번째 단편소설집 '투명인간'을 발표했고 김철교 작가(제2회 시부문 당선자)는 소설·평론가로 등단해 다양한 방면에서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김옥 작가(제1회 동화부문 당선자)는 교직에 근무하면서도 30여 권이 넘는 동화책을 출간했다. 특히 시부문 당선자들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던 고 이성교 교수의 제안으로 2006년 '신춘기독공보 동인회'를 결성하고 해마다 동인지 '구름 위의 돌베개'를 출간한다. 올해 동인지 16집을 발간한 동인들은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기독신춘문예도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성장해가고 있다.

제1회 기독신춘문예는 시·단편소설·동화·희곡(라디오단막극) 4개 부문으로 시작해 해마다 600여 편에서 10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될 만큼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이 변하면서 희곡(라디오단막극)과 동화가 폐지됐고, 제18회부터 시·단편소설과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자유롭게 일상을 그려내는 '수필부문'을 신설해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진행되던 기독신춘문예는 제18회부터 격년제로 운영을 제한하기는 했지만, 더 많은 작가들에게 문단의 등용문으로서 손색없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하고 있다.

무엇보다 명성있는 원로·중견 문인들이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여해 한국기독문단의 신예작가 탄생을 함께 했다. 시인 이성교, 소설가 현길언, 극작가 이 반, 아동문학가 엄기원 작가를 비롯해 정연희, 최은하, 김성일, 이동하, 유현종, 김종회, 최종률 작가 등이 역대 심사위원으로 신인 작가들의 갈고 닦은 실력을 세심하게 살피며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소설가 정연희 권사는 "디지털 시대에 활자를 통해 읽는 사람과 영혼의 교감을 이루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은 이 시대의 마지막 선지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며 신진 작가들을 격려했으며, 지금은 고인이 된 고 이성교 시인은 "해를 거듭할 수록 기독신춘문예는 응모 편수의 증가는 물론 괄목할만한 질적 향상을 보여주고 있어 커다란 기쁨이고 보람"이라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제20회 기독신춘문예 소설 심사위원 김수중 교수는 "한국기독공보의 신춘문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인작가들의 등용문"이라면서 "기독문학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고 기독교 신문사 최초로 시작해 올해로 20회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특별히 믿음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독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작가들을 배출해왔다"면서 "지금까지 그래왔고, 미래에도 기독문학을 선도할 '기독신춘문예'에 많은 크리스천들의 지원을 바란다"는 당부와 예비 작가들에게 "파이팅!"이라고 응원을 전했다.

기독교의 본질을 지켜내면서 문학의 완결성을 갖출 수 있는 '기독교문학'이란 무엇일까.

제1회 시 부문 당선자 남금희 시인은 "기독교 세계관이 문학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는 것,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 그 마음이 작품의 정서에 우러날 수 있는 것, 말씀과 교리를 이미지로 보여주며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기독교 문학이 아닐까요?"라고 정의했다.

'문학'의 깊이와 아름다움에 복음의 메시지가 공존하며 대중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학. 지난 20년 동안 기독신춘문예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고 목회자부터 평신도,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문학으로 교류하며 '그 길'을 지향해 왔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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