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아버지

[ 가정예배 ] 2023년 1월 17일 드리는 가정예배

장영운 목사
2023년 01월 17일(화) 00:00

장영운 목사

▶본문 : 누가복음 15장 11~24절

▶찬송 : 278장



오늘 본문에는 매일 동구 밖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한 아버지가 등장한다. 그 아버지는 늘 그렇게 서 있었고, 계절은 봄이 지나고 여름, 가을, 겨울도 지나갔다. 동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서 있느냐, 누구를 기다리느냐고 묻다가 이젠 모두가 알고 있기에 묻지 않는다. 대신 그 아버지의 별명을 지어주었는데, 바로 '우두커니 아버지'이다. '우두커니 아버지'는 오늘도 저 멀리 동구 밖을 한없이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다.

그 아버지에게는 둘째 아들이 있었는데 자기에게 돌아올 유산을 달라고 무례한 요구를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요구한 많은 돈을 주었고, 아들은 양이 차지 않았는지 아버지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매몰차게 그 돈을 가방에 넣고 그 동구 밖 길을 걸어 멀리 떠나갔다. 아버지의 가슴에 못을 박고 떠나간 아들은 어디로 갔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 하나 주지를 않았다. 참 나쁜 아들이다. 그런데 그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나간 날부터 아들을 기다린다. 저 멀리 아들이 떠나간 동구 밖을 바라보면서 아들이 그 길을 따라 돌아오기를 한없이 기다린다.

필자의 삼촌은 집을 떠난 아들을 30년 동안 기다렸다. 군에서 제대한 아들이 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가난한 삼촌은 돈을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은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났고 그 후 소식도 없고 돌아오지도 않았다. 세월은 10년, 20년이 흘렀고 여전히 삼촌은 이사도 가지 않고 아들을 기다렸다. 잘 때도 항상 전화기를 머리 곁에 두었다. 2년 전 숙모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때 혹시 소식을 듣고 아들이 돌아올까 기다렸지만 역시나 오지 않았고, 1년 후 삼촌도 세상을 떠났다. 끝내 돌아오지 않은 아들의 이야기는 필자에게는 특히 더 슬프다.

하지만 오늘 성경에 나오는 아들은 아버지에게 돌아왔다. 날마다 동구 밖을 바라보며 이젠 눈까지 어두워지는 아버지의 눈에 어느 날, 저 멀리에 한 거지꼴의 사람을 발견했다. 분명히 거지인데 날마다 우두커니 서 있던 아버지는 한눈에 아들임을 알아봤다. 그리고는 우두커니 서 있지 않고 달려가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아들의 모습은 집을 떠날 때와 정 반대의 모습이었지만 아버지는 그런 모습으로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한눈에 알아보고 의심하지 않고 안아 주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온 것이 한없이 기뻤다. 모든 것을 잃고 거지가 되어 돌아와도, 불구자가 되어서 돌아와도 아버지는 아들에게 "잘 돌아왔다. 그리고 고맙다."라고 말하였을 것이다. 돌아와 주기만 하면 된다.

하나님도 '우두커니 아버지'이시다. 세상에서 방황하고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탕자와 같은 우리가 돌아오기를 하루도 잊지 않고 간절히 바라신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떠났더라도 우리는 회개하며 하나님 아버지께 돌아가면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우리를 맞아 주실 것이다.



오늘의기도

세상의 모든 탕자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아버지 하나님, 우리가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아버지 품으로 반드시 돌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장영운 목사/운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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