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지혜가 필요한 시대

[ 주간논단 ]

윤효심 목사
2023년 01월 10일(화) 08:08
디지털의 가속화로 정보의 홍수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은,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심지어 빅데이터(Big Data) 분석 기술을 통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여 효율적으로 제공받기도 하고, 의미 있는 가치를 추출해내기도 한다. 이제는 나날이 축적되는 정보의 과부하 속에서 어떤 정보를 찾는 것보다 그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선별해내는 일이 관건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선한 지혜'일 것이다. 지혜란 사전적 의미로,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을 말한다. 우리는 보통 다양한 삶을 통해 폭넓게 보고, 듣고, 경험함으로써 인식의 테두리가 넓어지면 거기서 깊은 지혜가 우러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마저도 막대한 양의 경험치를 수집한 컴퓨터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약성경에 수록된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는 지혜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차원의 의미를 더해준다.

열왕기상 3장에서 한 아이를 두고 두 여인이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어려운 송사가 제기된다. 솔로몬 왕은 양쪽 생모의 진술을 모두 들은 후에, 기상천외한 판결을 내린다. 칼을 가져다가 아이를 반으로 갈라 두 여인에게 나누어주라는 것이다. 결국 진짜 생모는 아이의 생명이 위태로움을 직감하고, 즉시 아이를 가짜 생모에게 양보한다. 솔로몬의 이 재판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한 지혜'가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는 적절한 사례이다. 만일 오늘날처럼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였다면 다양한 판례들을 분석하여 절차적으로는 좀 더 수월하고, 결과적으로는 솔로몬왕과 유사한 판결을 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의 기록에 따르면, 솔로몬왕의 지혜는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것이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구하기를, 왕으로서 '들을 줄 아는 마음(심장)'을 주셔서 주의 백성을 공의로 다스리며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그 청을 기쁘게 받으시고 그에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셨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지혜는 자신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한 삶의 질서를 일구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그들이 삶을 통해 언제나 확인했던 것은 모든 지혜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에게서 비롯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모든 지혜의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이란 단지 단어나 문장을 암기하며 데이터를 통해서 지식을 쌓는 사람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가르침을 마음판에 새기고 참된 진실과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매일같이 쏟아지는 엄청난 정보들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바로 이러한 '선한 지혜'이다. 정의롭고 올바른 선택으로 참과 거짓을 구분하고, 선과 악을 분별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하심을 보여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는 빅데이터 시대라고 하지만 그것은 그저 데이터일 뿐이지 선한 지혜가 될 수는 없다. 그 데이터는 인간이 저지른 실수와 편향성, 차별과 편견 등의 부정적 요소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한국교회가 참된 예배자로서 복음 전파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선한 지혜가 필요하다.



윤효심 목사 /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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